앞서 스가 총리가 태평양전쟁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헌납한 데 이어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대북 문제에서도 강경한 태도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02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 재임 당시부터 불거졌던 일본인 납치 문제는 일본과 북한의 오래된 갈등 사안이다. 당시 9월 고이즈미 총리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회담이 성사되면서 양국 관계에는 훈풍이 부는 듯했다.
김 위원장은 당시 납치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으며, 피해자 중 한 명이자 중학교 재학시절 납치된 것으로 알려진 요코타 메구미의 유골을 돌려보냈다. 그러나 이후 유전자 감정을 통해 유골이 다른 사람의 것임이 판명되면서 양국 관계는 급속하게 냉각됐다.
스가 총리는 납치문제 해결을 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무조건적 만남을 추진하는 등 납치 문제 해결을 최우선 국정 과제로 삼고 있다. 앞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역시 김 위원장과 만날 용의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북한이 이런 일본의 압박에 진정성 있게 반응할지는 미지수다. 북한은 문제가 다 해결됏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1970~80년대 국내외에서 실종된 자국민 중 일본 정부가 공식으로 인정하는 납치 피해자는 17명이다. 이 중 귀환한 이들은 5명이다. 남은 12명에 대해 북한은 메구미 등 8명은 이미 사망했으며, 나머지 4명은 입북한 사실 자체가 없다고 맞서고 있다.
앞서 지난달 30일 북한 외무성 소속 일본연구소 리병덕 연구원은 외무성 홈페이지에 게재한 글에서 "스가 정권이 아베(전 총리)의 본을 떠서 납치 문제에 미련을 갖고 여기저기에 구걸하는 해괴한 놀음을 벌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다시 한번 명백히 밝히건대 납치 문제는 우리의 성의와 노력으로 이미 되돌려 세울 수도 없이 완전무결하게 해결됐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