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정한 법 집행할 검사가"…학위논문 대필, 집행유예

현직검사가 로스쿨 교수를 동원해 논문 대필을 했다가 유죄선고를 받았다. 이 검사는 같은 검사 출신의 로스쿨 교수에게 부탁해 대학원생들에게 논문 대필을 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3단독(황여진 판사)은 14일 오전 업무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모 검사와 여동생 정모 웅지세무대학 교수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과 200시간 사회봉사 명령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정 검사 남매의 논문 대필의뢰 혐의 모두를 유죄로 봤다.

재판부는 정 검사에 대해 "피고인은 엄정하게 법을 집행해야 할 검사"라고 지적하며 "자신이나 가족에게 호의를 베푸는 사람의 호의에 기대 논문을 작성·수정하게 함으로써 학교의 논문 예비심사 업무를 방해했다"고 질타했다. 동생에 대해선 "성실한 연구를 해야 하고, 콘텐츠를 가르치는 교수 신분임에도 여러 차례 범행을 저질렀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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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피고인 모두 행위 내용과 지위가 달라 어떤 형을 내릴지 고민을 많이 했다"고 운을 뗀 뒤 "정 검사의 직업적 책임이 무겁고, 정 교수 역시 수차례 범행한 점 등을 고려해 동일한 형을 내렸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정 검사는 2016년 12월 노모 성균관대 교수를 통해 대학원생들에게 자신의 박사학위 논문을 대신 작성·수정하게 해 예비심사에서 발표한 혐의를 받는다. 정 교수도 노 교수를 통해 대필논문을 받아 학술지에 게재한 혐의가 있다.

검사 출신인 노 교수는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근무하며 정 검사 남매 부친과 친분을 쌓았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동시에 정 검사의 박사학위 지도교수이기도 하다.

노 교수는 논문 대필 대가로 남매 아버지가 운영하는 회사와 법률고문 계약을 맺은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논문 대필의 대가로 법률고문 계약을 맺었다는 점이 입증될 경우 뇌물죄 혹은 배임수재죄의 책임을 질수도 있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