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일이 뽑은 별별 명장면] '담보' 스태프마저 울렸던 재회신

2020-10-14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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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기사는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배우 성동일이 뽑은 '담보'의 명장면[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다음 기사는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배우가 기억하는 작품 속 최고의 명장면은 무엇일까? 그들이 직접 고른 장면을 씹고, 뜯고, 맛본다. '별별 명장면'은 배우가 기억하는 영화 속 한 장면과 그 안에 담긴 의미, 에피소드 등을 이야기하는 코너다. 이번 주인공은 영화 '담보'(감독 강대규)의 배우 성동일이다.


영화 '담보'는 인정사정없는 사채업자 '두석'(성동일 분)과 그의 후배 '종배'(김희원 분)가 떼인 돈을 받으러 갔다가 얼떨결에 9살 '승이'(박소이 분)를 담보로 맡아 키우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이번 작품에서 성동일은 사채업자 두석 역을 맡았다. 험상궂은 생김새나 무뚝뚝한 말투와 달리 따듯한 마음을 가진 인물. 승이 엄마에게 떼인 돈을 받아내기 위해 승이를 담보로 데려가는 초강수를 두었지만, 계획과 달리 얼떨결에 아이를 키우게 됐다.

"이번 작품을 찍을 때 '울지 말자'고 했어요. 관객분들께서 '성동일이 한 번 울 법도 한데. 왜 안 울지?' 하실 수도 있지만 저는 중간자적인 입장이기 때문에 저까지 눈물 쏟지 말자고 생각했죠. 많은 장면에서 눈물을 참았지만, 정말 참기 힘든 신이 있었어요. 바로 마지막 장면, 어른 승이와 재회하는 신이었죠."

성동일이 언급한 '재회 신'은 영화의 결말부에 해당하는 장면이다.

승이가 처음으로 두석을 '아버지'라 부르던 날, 그는 오토바이를 타고 승이에게 가던 중 사고를 당하고 만다. 그 후 10년이나 연락이 닿지 않은 세 가족. 승이와종배는 하루아침에 사라진 두석을 오랜 시간 찾아 헤맸지만 어디서도 그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그러던 중 승이는 어린 시절 두석에게 새로운 이름을 지어준 것을 기억해내고 '새 이름'으로 그를 찾아 나선다. 결국 허름한 요양 병원에서 두석과 만나게 된 승이. 그는 기억을 잃은 채 허름한 요양 병원에서 생활하는 두석의 모습을 보고 슬픔에 잠긴다.

'담보' 두석(성동일 분)과 어른 승이(하지원 분)[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내가 엉엉 울기보다는 그 감정을 관객들이 대신 느끼게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마지막 장면 찍는데 눈물이 터지더라고. 죽겠더라고요. 승이가 날 찾아왔을 때 바로 알아보는 건 (설정상) 어려울 거 같고 그렇다고 아예 모른 척 하기에는 관객들 보기에 뻔뻔하게 느껴질 거 같아서. 모호하게 던져주자고 생각해서 연기했죠. 눈물을 국 참고 한 방울 똑 떨어지는 정도로. 나는 안 울었는데 컷하고 나니까 스태프들이 엉엉 울더라고요."

성동일은 두석이 승이를 위해 성실히 모아온 '결혼 자금'을 보며 울컥했다고 털어놨다. 두석이 제정신이 아닌 상황 속에서도 승이를 위해 모아놓은 돈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양말에 통장을 숨겨놓은 모습이 애처로웠다고 털어놨다.

"많은 장면이 편집돼 아쉬운 점도 있어요. 오랜 시간 세 가족이 쌓아가는 감정선이 중요한 작품이니까요. 마지막 장면에서 두석이 양말에 통장을 숨긴 것도 앞서 어린 승이와 서태지 콘서트에 갔을 때 복선이 나오거든요. 평소 양말에 돈을 숨기는 모습을 보여주고 승이가 두석을 위해 구두를 장만한 모습에서 연결되는 부분이죠."

성동일은 자신과 닮은 승이를 보며 서글픈 마음이 들 적도 많았다고 했다.

"제가 살아온 과정도 녹록지 않았으니까요. 어린 승이의 마음도 이해가 가고 그를 바라보는 두석의 마음도 이해가 갔죠. 저도 아이들을 키우고 있으니까. 승이가 더 애처롭고 짠하게 느껴질 때가 많았어요. 안쓰럽죠. 그래서 더 담백하게 연기하려고 했어요. 감정을 끌어내기보다는 아무것도 안 하려고 한 거예요."

잔잔한 웃음과 뭉클한 감동이 녹아있는 가족영화 '담보'는 지난달 29일 개봉했다. 추석 연휴와 한글날 연휴 동안 가족 단위 관객과 만난 '담보'는 코로나19 재확산 후 유일하게 120만 관객을 동원해 화제를 모았다. 여전히 입소문을 타고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는 중이다. 러닝타임은 113분이고 관람등급은 12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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