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달러 약세 흐름에 외국인이 국내 증시로 돌아오고 있다. 특히 3분기 실적 발표 시즌에 돌입한 가운데, 외국인은 호실적에 업황 회복이 기대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IT 관련주를 대거 사들이는 모습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1조3556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달 8772억원을 순매도했으나 이달 들어서는 6거래일 만에 1조원 이상을 사들였다.
13일에도 외국인이 1308억원을 순매수한 데 힘입어 삼성전자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500원(0.83%) 상승한 6만900원으로 마감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 중심의 순매수 전환 배경으로 달러 약세를 꼽고 있다. 지난달 초 1180원대였던 원·달러 환율은 하락세를 지속해 지난 12일에는 1146.8원으로, 지난해 4월 23일(1141.8원) 이후 약 1년 5개월 만에 1150원 선 아래로 떨어졌다.
이예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10년간 환율 구간별 외국인 수급 동향을 보면 원·달러 환율 1140~1160원 범위에서 외국인 자금이 순매수로 전환하기 시작했고 1120~1140원 범위에서 순매수 규모가 가장 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위안화의 가치가 상승하면서 원화도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수출 지표 개선, 코로나19 재확산 극복 등이 원인인데 주된 요인은 위안화 가치 상승"이라며 "최근 위안·달러 환율은 중국 자본시장 개방에 따른 9월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과 외국인 자본 유입뿐 아니라 조 바이든 당선 기대감 등을 반영하며 6.7위안을 하향 돌파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업황 회복이 예상되는 점도 외국인의 삼성전자 순매수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 1분기부터 D램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 연구원은 "화웨이 러시오더가 재고 소진을 앞당겼고, 최근 모바일 반도체 주문 확대가 시작됐다"며 "서버업체들의 재고 축소로 올해 4분기부터 서버 반도체 주문도 반등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