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절 특집①]200조 소비 폭발… “휴일의 경제학”

2020-10-03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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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절 박스오피스 성적 46억 위안 예상... 지난해 기록 뛰어넘을까

관광 수요 폭발... 지난해 90% 수준으로 회복될 전망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는 월병 판매량 젼년 比 240% 훌쩍 넘어

중국의 국경절은 14억 중국인의 지갑이 활짝 열리는 최대 소비 대목 중 하나다. 특히 올해는 중추절(中秋節·추석) 연휴까지 몰린 이른바 ‘쌍제(雙節·겹연휴)’다. 연휴 기간이 무려 8일(1~8일)에 달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그간 억눌렸던 소비가 보복적으로 폭발할 것이란 기대감도 크다.

이번 국경절 연휴 중국인의 지갑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사진=강자아 포스터]

◇춘제 때 미뤄진 영화 줄줄이 개봉… 연휴 첫날 박스오피스 성적 7억 위안
이번 중국 국경절 연휴기간에 개봉된 영화는 약 8편이다. 이 중에는 코로나19의 봉쇄령 탓에 지난 1월 춘제(春節·중국 설 연휴) 기간 개봉을 미룬 영화가 여럿있다. ‘탈관(奪冠·우승)’, ’급선봉(急先鋒)’·'강자아(姜子牙·강태공)' 등이다. 이외 ‘아화아적고향(我和我的家鄉·나와 나의 고향)’과 이점취도가(壹點就到家) 등도 개봉한다.

국경절 연휴까지 상영을 연장한 영화도 있다. 코로나19 이후 중국 극장가 최대 흥행작인 ‘팔백(八佰·바바이)’다. 팔백은 지난 8월21일 개봉 이후 박스오피스 수익이 30억 위안(약 5140억원)을 돌파(9월 26일 기준)했는데, 이 기세를 국경절 연휴까지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춘제 때부터 이를 갈아온 다수 영화들과, 흥행 강자 팔백 등의 라인업으로 올해 국경절은 최강 영화 대목으로 점쳐지고 있다.

실제 국경절 첫날인 지난 1일 박스오피스 성적은 7억 위안을 돌파했다. 역대 국경절 연휴 첫날 박스오피스 성적 중 2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영화별로는 애니메이션인 ‘강자야’가 3억5000만 위안으로 가장 흥행했다. 올 들어 일일 기준 가장 많은 관객이 몰린 영화다. 2위는 2억5000만 위안의 성적을 거둔 아화아적고향이 차지했고, 급선봉과 탈관이 각각 5000만 위안, 4000만 위안으로 3, 4위를 기록했다. 연휴 시작 3일 전인 27일 개봉한 탈관의 누적 박스오피스 매출은 3억 위안이다.

사실 지난 8월부터 중국 영화 시장의 회복 조짐은 뚜렷하다. 중국 영화 예매 플랫폼 마오옌에 따르면 영화관 영업이 재개된 7월20일부터 60일간 누적 박스오피스 매출은 50억 위안을 기록했다.

앞서 중국국제금융공사(CICC)는 “최근 2개월간 중국 극장가의 회복세가 뚜렷했으며 특히 9월의 회복률은 94%에 달했다”며 “국경절에는 강자아, 탈관, 아화아적고향 등의 영화가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CICC는 올해 국경절의 박스오피스 성적을 36~46억 위안으로 예상했다. 이는 7일간 이뤄졌던 지난해 국경절 박스오피스의 86~110%에 달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국경절 박스오피스 수익은 43억8000만 위안이었다.

◇6억명 국내 여행 즐길 듯…관광 수요 폭발에 숙박비도 급등

극장가 외에 국경절 연휴 소비 기대감이 가장 들썩이고 있는 업계 중 하나는 관광업계다. 이미 연휴 시작 전부터 숙박업계의 숙박비가 크게 오르면서, 치솟는 여행 수요를 증명했다.

차이신 등에 따르면 중국 온라인 호텔 예약 플랫폼에서 상하이 디즈니랜드 호텔의 디럭스파크뷰트윈룸 숙박비는 2일 투숙 기준 1박에 7753위안이다. 우리 돈으로 130만원을 웃도는 수준이자, 3000위안 안팎이었던 평소 가격의 2.5배 수준이다.

가격을 올린 것은 디즈니 호텔만이 아니다. 한 여행 플랫폼에 따르면 국경절 연휴 기간 호텔 예약 평균 가격은 지난해보다 20% 상승했다. 특히 인기 여행지인 저장(浙江)성은 이번 연휴의 호텔 예약 건수가 1년 전보다 30% 늘었다.

중국 본토의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된 상황인 데다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해외 역유입을 막기 위해 해외여행을 강력히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관광 수요가 크게 늘어난 탓에 숙박비가 치솟은 것이다.

관광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해외 여행이 사실상 막힌 상황에서 더 많은 매출을 올리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폐업 위기까지 몰렸던 중국 항공사들도 국경절 티켓 매진 사례가 이어지면서 운영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최대 온라인여행사 씨트립은 최근 중국의 관광 시장 회복세를 고려해 올해 국경절 8일 연휴간 6억여명이 여행을 떠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국경절 연휴 7일간 중국 내 여행객의 7억8200만명의 70~80% 수준이다.

중국 문화관광부도 이번 연휴 국내 여행객이 5억5000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메이퇀연구원의 ‘2020년 국경절·중추절 연휴 여행소비 예측 보고’에 따르면 올해 국경절 연휴 기간 중국 호텔 등 숙박업소의 영업재개율은 10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경절 관광지에 몰린 중국 관광객 [사진=펑파이 캡쳐]

◇연휴 시작 전부터 소비 폭발 분위기 감지

연휴 시작 전 소비 폭발 신호도 감지됐다. 우리나라의 송편처럼 중국 중추절의 대표 음식인 월병(月餠) 판매량이 폭발한 것이다. 중국에서는 중추절 기간 가족과 함께 월병을 나눠 먹거나 친척이나 가까운 지인에게 선물하는 문화가 있다.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징둥의 온라인 신선식품 판매 플랫폼인 징둥다오자(京東到家)가 내놓은 지난달 ‘국경절·중추절 소비 보고’에 따르면 올해 중추절 연휴 전 월병 소비량이 전년 동기 대비 240% 늘었다. 특히 1~2선 도시 외에 중소도시인 3~4선 도시의 매출이 500% 넘게 성장하면서 매출 성장을 주도했다는 분석이다.

징둥 외 쑤닝이거우 등 전자상거래 시장에서도 중추절 연휴 직전 2주 동안 판매된 월병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5% 이상 폭증했다.

메이퇀 연구원은 올해 국경절·중추절 연휴 전체 소비가 지난해의 90%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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