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 없는 문화생활]②여전히 수도권에...편중 심한 문화시설

2020-10-03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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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에 문화기반시설 전체 36.8%...지역문화 특색 살리기 필요

문화체육관광부 전경. [사진=문체부 제공]


누구나 문화를 즐기고 싶다. 하지만 여러 가지 제약들이 앞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문제점을 인식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문화는 함께 하면 더 즐겁고, 나누면 나눌수록 더 커지기 때문이다.

지방 분권화를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지만, 여전히 수도권과 지방의 문화 격차가 존재한다.
임오경 의원(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 지난 29일 발표한 문화체육관광부 2019년 전국 문화기반시설 총람 분석 결과에 따르면 문화기반시설은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1개관 당 이용자 수·직원 수·프로그램 수 등에 있어서 수도권과 지방이 현저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기반시설은 도서관·박물관·미술관·문화예술회관·지방문화원과 문화의 집 등을 말한다. 2015년 2519개에서 2019년 2825개로 최근 5년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소재지에 따라 구분하여 보면 2825개 중 수도권에 36.8%인 1040곳이 분포하고 있다. 인구 100만명 당 시설수를 보면 수도권은 44개, 지방은 64개로 지방에 인구대비 더 많은 문화시설이 분포하고 있다.

이처럼 인구 대비 문화시설은 지방이 많지만 공공도서관의 경우 1개관당 평균이용자수는 수도권이 약 32만명인데 반해 지방은 19만명이다. 미술관 학예직원 수도 수도권이 두 배 이상 많고 문예회관 1개관당 직원 수는 지방이 수도권의 절반에 못 미친다. 공연을 무대에 올리는 일수도 수도권의 71%에 그치고 있다.

임오경 의원은 “지방분권 차원에서 지방에 많은 문화시설이 들어서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외형의 증가에 맞춰 운영역량을 강화하고 문화기반시설 이용률을 재고할 수 있는 방안들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짚었다.

운영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전국 지자체에서 문화재와 박물관 업무를 담당하는 학예연구직은 약 1000여 명이다. 전국학예연구회는 지난 28일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아무리 채용이 늘어났다고 해도 다른 직렬에 비하면 극소수라 지자체마다 적게는 1명, 많아 봐야 두 자릿수를 겨우 넘기는 정도다”라며 “게다가 학예연구직은 고용 형태가 계약직인 경우가 유난히 많아 늘 고용불안과 재계약을 걱정해야 한다”고 전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학예업무 역시 다양해지고 고도화되고 있지만, 이들은 여전히 문화재청 전체 업무를 나홀로 수행하고 있으며, 박물관 역시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이 전국학예연구회의 입장이다.

전국학예연구회는 “지자체 학예연구사는 승진은 고사하고 직급상 6급에 해당함에도 불구하고 소수라는 이유로, 단지 전문직이라는 이유만으로 보직 부여도 쉽지 않은 현실이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문화재와 박물관 업무에 학예연구직 전문인력을 법정 배치할 수 있도록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과 ‘문화재보호법’ 내에 전문인력 자격과 기준을 포함하도록 개정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문화재 업무는 해당 지자체의 지정문화재 수량과 매장문화재 면적 등에 비례하게 학예인력을 배치할 수 있도록 ‘문화재보호법’ 개정을 요구한다고 성명서에 담았다.

수도권과 차별화되는 지역 문화를 살리는 일도 중요하다. 문체부는 지난 9월 1일 발표한 2021년 예산안에, 전국 13개 국립지방박물관을 역사와 지역성을 반영한 고유 브랜드로 특성화하는 ‘지방박물관 브랜드 육성’ 사업을 신규 산업을 포함시켰다. 예산은 179억원이 책정됐다.

지역 소재 공립 박물관·미술관을 관람객이 능동적으로 체험하고 즐길 수 있도록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기반 ‘스마트 박물관·미술관’으로 탈바꿈시킨다는 계획이다.

13개 지방박물관의 브랜드는 (경주) 신라문화·(광주) 아시아 도자문화·(전주) 선비문화·(대구) 복식문화·(부여) 사비 백제·(공주) 웅진 백제·(진주) 임진왜란·(청주) 금속공예·(김해) 가야 문화·(제주) 섬 문화·(춘천) 정신문화·(나주) 독널 문화·(익산) 고대 사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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