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참위는 이날 오후 2시 국회를 방문해 "DVR 조작 의혹에 대해 검찰 세월호 특별수사단(임관혁 단장)에 수사요청을 했으나 수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특별검사 임명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검찰 DVR 수거과정 조작 정황 관련 증거와 단서들을 별도로 제공"했지만 사실상 수사가 진행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앞서 사참위는 전날(22일) 세월호 선체 내부 CCTV 녹화영상이 조작됐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조작의 근거로는 첫째는 법원에 제출된 CCTV 복원 영상파일과 별도로 촉탁한 CCTV 영상 데이터가 다르다는 것이고, 둘째는 해군 등이 밝힌 DVR(Digital Video Recorder) 수거과정이 실제 사실관계와 다르다는 점이다. 이와 함께 '복원된 CCTV 파일'의 특정부분이 다른 부분에서 복사된 데이터로 덧씌워져 있으며, 이 때문에 재생과정에서 에러가 나거나 화면이 반복되는 현상이 벌어진다는 점도 지적했다.
사참위는 아직 공개하지 않은 증거 자료가 있다며 추가 공개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다만, 자료들이 공개될 경우 범죄사실 은폐가 시도될 우려가 있다며 특검이 만들어지면 특검에 자료를 이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출범 당시만 해도 진상규명 의지를 강력히 표명했던 검찰 세월호 특별수사단이지만 '한때 반짝도 하지 못했다'는 지적까지 인다. 심지어 사참위에서 제공된 증거물에 대해서도 수사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유가족들도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수사단과 면담을 진행했지만 말 한마디 시원하게 듣지 못했다"며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고 있다.
장훈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임관혁 단장과 만난 자리에서 조작의혹 관련한 질문을 하니 '주제 자체가 조금 어렵다'며 '인물을 보고 쫓아 범죄 행위의 원인과 과정을 봐야 하는데 왜 누가 어떻게 했는지 규명하는 게 쉽지 않다'고 대답하더라"고 수사단의 무성의한 태도를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검찰 관계자는 "DVR 수거과정 조작 의혹은 들여다보고 있는 중"이라며 "워낙 광범위한 부분을 다루다 보니 (유가족 입장에선) 답답해하실 수 있겠지만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입장을 냈다. CCTV 조작 의혹에 대해선 "아직 넘겨받은 자료가 없다"며 "넘겨받게 된다면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