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에서 북한 공군 주력 전투기인 러시아제(製) MIG-29(미그-29)가 지난 8일(현지시각) 격추당했다.
격추당한 미그-29는 러시아가 리비아 동부 군벌 칼리파 하프타르 리비아국민군(LNA) 사령관을 지원하고자 파견된 전투기 중 1대로 추정되고 있다.
리비아는 2011년 '아랍의 봄' 여파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뒤 무장세력들이 난립하며 무정부 상태에 빠졌다. 이후 2014년부터 유엔이 승인한 리비아통합정부(GNA)와 LNA가 내전을 벌이고 있다. LNA는 러시아·사우디아라비아·이집트·아랍에미리트(UAE)의 지원을 받으며 GNA는 터키와 카타르의 지원을 받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러시아가 LNA 지원을 위해 리비아에 보낸 미그-29가 적어도 14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그-29가 하프타르 사령관을 지원하는 러시아 사설 보안업체 '와그너그룹'을 위해 파견됐다고 분석했다.
◆미그-29, 누가 격추했나
터키는 지난해 11월 GNA와 군사·안보협약을 체결하고 올해 1월 GNA를 돕기 위해 리비아에 병력을 파견했다. 미 국방부의 ' 2020년 2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리비아에서 러시아와 대립하고 있는 터키는 GNA를 위해 시리아 용병 5000명을 파병했다.
특히 미그-29가 격추 당한 시르테는 리비아 석유 수출 항구이자 전략적 요충지로 LNA가 점령하고 있다. 그러나 GNA가 시르테 탈환을 위해 터키군의 MIM-23 호크 지대공 미사일과 전차 등을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터키군, 2달 전 21세기 최대 규모 피해 받아
지난 7월 4일(현지 시각) 국적 미상의 전투기들이 리비아 서북부의 알 와티야(Al Watiya) 공군기지를 공습했다. 기지에 배치됐던 터키군 MIM-23 호크 지대공 미사일 발사대 2대 중 1대가 완파되고 지휘소도 완전히 무너져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사망자도 9명이나 나왔다. 리비아 현지 언론은 트리폴리 통합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사망자 9명 중 다수가 터키군 기지 사령관을 비롯한 고위급 장교들이며, 정보기관 관계자도 다수 중상을 입고 터키로 후송됐다고 전했다. GNA는 터키 군사시설을 공습한 전투기들을 '국적 불명의 라팔 전투기'라고만 밝혔다.
◆북한 주력 미그-29 평양 떠나 전진 배치... 글로벌호크 위협 목적
미그-29는 북한 공군 주력 전투기다. 미그-29A형 19대, 미그-29SE형 16대, 전환훈련기체인 미그-29UB형 5대 총 40대 정도를 보유하고 있다. 주둔기지는 순천공군기자와 온천공군기지로 주임무는 평양 영공 수호로 알려져있다.
군 관계자는 "우리 군 당국이 미국으로부터 글로벌호크를 인도 받은 뒤 평양 인근에 있던 미그-29가 4월께 전방 지역으로 전진 배치됐다"며 "북한의 항공유 수급이 원활하지 않음에도 당시 매일같이 (미그-29가) 작전을 펼쳐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있었다"고 밝혔다.
미그-29는 북한 공군 최고 전력이지만, 우리에게 위협적인 존재는 아니다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우리 공군은 러시아로부터 이미 미그-29를 도입, 수년간 적전술 연구기로 활용해 장단점을 모두 파악하고 대응전술을 갖춘 상황이다.
미그-29는 근거리 격투전에 강점이 있다. 그러나 가시거리 외 공격(bvr)에는 취약하다는 평이다. 즉 F-16 이상 되는 기종이라면 미그-29 대응이 충분하고 조기경보기의 지원을 받는다면 미그-29를 압도할 수 있다는 의미다.
미그-29에 어떤 유도탄을 운용하는가에 따라 전투력이 달라질 수 있다. 그럼에도 우리 공군 전력에 비할 바가 못된다. 우리 공군이 7조 4000억 원을 들여 스텔스 전투기인 F-35A 40대를 2021년까지 도입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