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호 태풍 '마이삭'이 한반도를 할퀴고 간 상처가 곳곳에 남았다.
3일 오후 부산 민락수변공원 곳곳에는 마이삭의 위력을 말해주듯 큰 바위 10여개가 굴러와 있었다. 제일 큰 돌은 가로 2m, 높이는 1.5m가량 됐다. 지난 2018년 태풍 콩레이 때 밀려온 바위와 비슷한 크기다.
이날 오전 1시 35분께 부산 사하구의 한 아파트 베란다 창문이 파손되면서 유리 파편을 맞아 다친 60대 여성이 숨졌다. 오전 2시 17분께는 부산 해운대구 미포 선착장 방파제에서 50대 남성이 파도에 휩쓸렸다가 골절상을 입었다. 오전 3시께는 부산 사상구 주례동의 한 아파트에서 60대 남성이 깨진 유리창에 팔과 다리를 다쳤고, 앞서 2일 오후 11시께에는 서구 암남동 한 아파트에서 50대 남성이 깨진 유리창에 발등을 다쳤다.
경기지역도 마이삭의 강풍에 나무가 뽑히고, 시설물이 무너지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이날 오전 8시 15분께 이천시 백사면 조읍리의 한 야외 골프 연습장에서 그물망과 이어진 철골조 시설물이 바람에 꺾여 무너졌다. 이로 인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천연기념물 제253호인 이천 백송(白松·경기 이천시 백사면 신대리)도 중심 줄기 2개가 부러지는 피해를 봤다.
한편 마이삭이 남긴 생채기가 채 아물기도 전에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한반도를 향해 오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오는 6일 오전 9시께 하이선이 중심기압 920hPa, 중심 부근 최대풍속 초속 53m로 가장 세력이 세져 서귀포시 남남동쪽 710㎞ 해상을 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중심 부근 최대풍속 초속 53m는 강도 초강력에 근접한 세기로, 시속으로 환산하면 190.8㎞에 달한다. 중심 부근 최대풍속이 초속 50m면 콘크리트 집도 무너지는 어마어마한 세기다.
하이선은 7일 오전 4시께 강도 '매우 강'의 세기로 서귀포 동북동쪽 약 200㎞, 오전 5시께 제주 동쪽 200㎞ 해상을 지나며 제주에 최근접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제주는 열흘 새 바비, 마이삭에 이어 3번째 태풍을 맞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