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을 기록했던 카카오게임즈가 일반투자자 청약에서도 역대 최대 수준의 흥행 성적을 거둘 가능성이 커졌다. 첫날에만 16조원이 넘는 자금이 몰리며 이미 SK바이오팜의 청약 통합 경쟁률을 뛰어넘었다. 카카오 계열사 중 최초 상장 사례인 데다 앞서 청약을 진행한 SK바이오팜의 상승세를 기억한 투자자들이 대거 몰린 결과로 풀이된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의 청약 첫날 경쟁률은 평균 427.45대1 로 나타났다. 320만주가 배정된 일반청약에 약 13억6794만주 신청이 몰려 청약증거금은 16조4140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청약 증거금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던 SK바이오팜의 첫날 기록(61.93대1, 5조9413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이미 첫날 경쟁률이 수백대1을 기록했기 때문에 이틀간 몰릴 증거금은 SK바이오팜(30조9889억원) 수준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높다. 통상 공모주 청약 첫날은 어느 증권사에 신청이 몰릴지 지켜보는 투자자들이 많아 둘째 날보다 경쟁률이 낮은 편이다. 카카오게임즈의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 물량은 한국투자증권 176만주(55%), 삼성증권 128만주(40%), KB증권 16만주(5%)로 총 320만주, 768억원 규모다.
이 같은 결과를 두고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예고된 흥행'이었다는 의견도 나온다. 카카오 자회사 중 최초로 상장에 나선다는 상징성과 함께 공모가도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수준으로 책정해 주가 상승 여력이 충분했기 때문이다. 앞서 진행된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1479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1999년 수요예측 제도 도입 이래 역대 최고 수치다. 참여 기관의 100%가 공모가 희망범위 상단 이상을 청약 가격으로 써냈다.
증시와 공모 시장에 넘쳐나는 유동성도 청약 경쟁률을 높인 요인으로 지목된다. 앞서 청약을 진행한 SK바이오팜의 경우 경쟁률 323대1을 기록하며 증시에 입성한 뒤 연속 상한가 행진을 이어갔다. 상장 첫날에는 유가증권 시장 최초로 공모가 2배의 시초가가 형성된 뒤 바로 상한가로 직행하는 '따상'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SK바이오팜 공모주 청약에 참여했던 한 투자자는 "SK바이오팜 공모 당시 기존에 보유했던 주식까지 모두 정리한 자금으로 6000주가량을 신청해 17주를 배정받았다"며 "이번 카카오게임즈 청약도 마찬가지로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카카오게임즈의 장기적 전망에 대해서도 긍정적 분석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언택트(비대면) 문화 정착 과정에서 수혜를 입은 게임 분야와 '국민 플랫폼'인 카카오가 결합해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것이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플랫폼, 개발, 퍼플리싱까지 게임회사로서 갖춰야 할 모든 것을 보유한 기업"이라며 "브랜드파워와 개발·퍼블리싱 네트워크, 대형 신작 출시에 근거한 성장 등으로 넷마블·펄어비스 사례를 따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카오게임즈의 공모주 청약은 2일까지다. 삼성증권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 지난달 31일까지 계좌를 개설했어야만 청약이 가능하다.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은 2일까지 온라인으로 계좌를 개설한다면 청약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