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국영 석유업체 시노펙이 올 상반기 사상 첫 반기 적자를 기록했다. 저유가 충격,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수요 악화 등 악재 때문이다.
시노펙은 30일 반기 실적 보고서를 통해 올 상반기 228억8200만 위안 적자(약 4조원)를 냈다고 발표했다. 2000년 홍콩 증시에 상장한 이래 첫 반기 적자를 기록한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보도했다. 지난해 상반기엔 300억 위안이 넘는 흑자를 기록했다.
또 다른 석유메이저 페트로차이나(중석유)도 적자를 입은 건 마찬가지다. 앞서 페트로차이나는 올 상반기 약 300억 위안(약 5조원) 적자를 입었다고 발표했다. 특히 정유와 판매사업이 각각 100억 위안이 넘는 적자를 입었다. 이로써 페트로차이나는 올 상반기 중국증시 '적자왕'이란 불명예를 안았다.
중국 양대 석유메이저 적자액을 합치면 모두 500억 위안이 넘는다. 올 상반기 하루 평균 1억6200만 위안씩 손해를 본 셈이다.
또 다른 중국 국영 석유업체 시누크(중해유)는 다행히 적자는 면했다. 올 상반기 약 103억 위안 순익을 낸 것. 하지만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65% 넘게 순익이 급감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전 세계적인 저유가 충격, 그리고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실시한 봉쇄령으로 중국 내 유류제품 수요가 감소한 게 적자의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시노펙은 "상반기 기준 브렌트유 원유 현물가가 배럴당 40.07달러로, 전년 동비 40% 가까이 하락했고, 석유 완제품과 석유화학 제품 수요가 줄며 정유업계가 전례없는 힘겨운 국면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페트로차이나도 “국제유가의 급격한 하락과 중국내 석유 및 가스 수요 위축으로 타격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윈드사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배럴당 평균 65달러였던 브렌트유 가격이 6월 기준 41달러까지 하락했다. 올 상반기 시노펙 정유량이 모두 9000만톤임을 고려하면 재고 손실액만 184억 위안에 달한 것이다.
저유가, 코로나19 충격 속 시노펙과 페트로차이나 주가는 현재 상하이거래소에서 연초 최고점 대비 각각 25, 30% 낮은 저점에 머물러 있다.
다만 2분기 들어 중국내 석유 수요가 차츰 회복세를 보이면서 1분기 실적 악화를 어느 정도 상쇄했다는 분석이다. 시노펙은 "2분기 들어 코로나19 진정세 속 봉쇄령이 해제되면서 생산 경영과 수익성이 2분기 들어 차츰 호전세를 보이면서 실적이 회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하반기 들어 유가가 차츰 회복세를 보이고 국내 수요가 살아나면 정유, 판매사업 부문 수익성 압박이 줄어들어 흑자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