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가 지난 29일 재투표를 거쳐 집단 휴진을 강행키로 한 가운데, 전공의 파업을 두고 찬반으로 갈라선 국민청원이 같은 날 올라왔다. 한 청원인은 파업에 나선 의사의 면허 취소를 요구했으며, 또 다른 청원인은 파업을 초래한 보건복지부 장관 파면을 주장했다.
2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파업에 동참한 이기적인 의사들 면허를 영구 취소시켜 달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파업에 나선 의사들을 겨눠 "그들은 국민의 생명과 목숨은 안중에도 없으며, 기득권을 더욱 강화하고자 한다"며 "이제는 국가와 정부, 대통령, 총리까지 발밑에 두려고 한다"고 했다. 의사들이 파업을 통해 정부 길들이기에 들어갔다는 지적이다.
반면 의사들의 파업을 지지하며,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을 파면하라는 청원도 같은 날 올라왔다. 해당 청원인은 정부가 추진하는 4대 의료 정책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의사 수는 부족하지 않고, 오히려 포화상태"라며 "환자 1인당 연간 외래진료 수는 세계 1위"라고 했다. 실제로 보건복지부가 지난달 22일 공개한 'OECD 보건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외래 진료 횟수는 연간 16.9회로, OECD 국가 중 가장 많았다. OECD 국가 평균(6.8회)과 비교하면 2.5배 수준이다.
또 청원인은 공공의대(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학생 선발 방식을 문제 삼았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24일 공식 블로그에 "후보 학생 추천은 전문가·시민사회단체 관계자 등이 참여하는 중립적인 시·도 추천위원회를 구성해 동 위원회가 정부 제시 심사 기준 등을 토대로 시·도에 배정된 인원의 2~3배 수를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선발해 추천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가 어떤 의학적 전문성이 있어 추천 권한을 가지는지 의문이라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청원인은 "이같은 제도는 입학 비리 문제를 야기할 것이며, 국민이 (제도를) 신뢰하지 못해 '현대판 음서제'란 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이들의 청원은 올라온 지 나흘 만에 모두 1만명 이상이 청원에 동의했다.
한편 의료계와 정부의 갈등은 장기전으로 치닫고 있다. 복지부는 28일 업무개시명령에도 불구하고 응급실로 복귀하지 않은 3개 병원 전공의 10명을 고발했다. 이를 두고 의협은 '공권력의 폭거'라며 의사 회원 1명이라고 피해를 볼 경우 무기한 총파업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