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탈원전인데...두산중공업, 美 소형모듈원전 1조5000억원 수출

2020-08-30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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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重 지분투자한 뉴스케일사, 세계 최초 美 원자력규제위 설계인증 통과

우리나라와 독일 등에서 ‘탈(脫)원전’ 정책이 속도를 내는 반면 미국에서는 ‘소형모듈원전’이 주목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독보적인 원전 기술력을 보유한 두산중공업이 1조5000억원 규모의 미국 소형모듈원전(SMR, Small Modular Reactor) 사업 수출의 물꼬를 텄다. 경영정상화 작업이 한창인 두산중공업은 이번 신사업을 통해 활로를 찾을 것이란 기대다.

30일 두산중공업에 따르면 이 회사와 전략적 협력관계인 미국 뉴스케일사의 SMR 모델이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설계인증 심사를 받았다. 소형모듈원전 모델이 미국 NRC 설계인증 심사를 모두 통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뉴스케일사의 소형모듈원전(SMR) 플랜트 가상 조감도 [사진=두산중공업 제공]


NRC 설계인증 심사 통과는 뉴스케일사의 SMR 모델의 안전성, 신뢰성이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공인된 것을 의미한다. 미 NRC는 2017년부터 동 SMR에 대한 설계인증 심사를 진행했고 뉴스케일사는 이번 심사를 위해 총 5억 달러, 200만 시간을 투입했다.

이에 따라 두산중공업의 SMR 관련 첫 수주는 발전사 UAMPS(Utah Associated Municipal Power Systems)가 미국 아이다호주에 추진 중인 프로젝트가 될 전망이다. 총 720MW 규모인 이 프로젝트는 60MW급 SMR 12기로 구성돼 2023년 착공해 2029년 상업운전 예정이다. 두산중공업은 내년부터 주단소재, 주기기 등을 본격 수주하고 제작에 착수한다.

나기용 두산중공업 원자력BG장은 “지난해 국내 투자사들과 함께 4400만 달러 규모의 뉴스케일사에 지분투자를 완료했다”면서 “앞으로 미국과 세계시장에서 최소 13억 달러 규모의 SMR 주요 기자재를 공급할 예정이며 뉴스케일의 사업 확대에 따라 수주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SMR은 송전망이 충분하지 않거나 외딴 지역에 소규모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개발됐기에 규모가 작은 것이 특징이다. 뉴스케일 SMR의 경우 대형원전의 150분의 1 수준이다. 대형 원전의 핵심 기기인 원자로, 증기발생기, 냉각재 펌프, 가압기 등을 하나의 용기에 일체화된 원자로 모듈(module)로 만들기 때문이다. 실제 건설부지 면적이 적어 전세계적으로 노후 석탄화력발전소를 청정에너지로 대체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풍력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기 위한 ‘이산화탄소 배출 없는 백업(back-up)’ 전원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미국 뉴스케일사의 소형모듈원전(SMR) 내부 [사진=두산중공업 제공]




특히 원전 사고 발생 시 외부 전원이나 냉각수가 없어도 운전원의 별도 조작 없이 원전 안전성을 유지하는 피동형 설계가 반영돼 위험성이 대폭 제거됐다. 기존 대형 원전은 100만년 또는 1000만년에 한 번 중대 사고가 발생한다고 알려진 반면 뉴스케일 SMR의 사고 빈도는 대형 원전에 비해 3000분의 1 수준이다.

향후 미국을 비롯한 세계시장 확대 가능성도 밝다. 미국은 원자력산업 부흥을 통한 세계 리더십 회복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민주·공화 양당이 원자력혁신역량법(NEICA)을 2018년 9월 제정했고 작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원전 에너지 혁신과 현대화 실행 정책(Nuclear Energy Innovation and Modernization Act : NEIMA)를 승인했다. 최근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조 바이든 역시 원자력을 청정에너지에 포함하는 공약을 발표했다. 캐나다, 요르단, 루마니아, 체코 등도 SMR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인정해 뉴스케일사와 기술협력 MOU를 체결한 상태다. 뉴스케일사는 미국 정부의 지원 하에 전세계 SMR 시장을 선점할 것이란 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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