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외신은 향후 베트남이 미국 정부의 '환율 관세'(환율 상계 관세)의 첫 적용 사례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날 미국 재무부는 작년 베트남이 미국 달러 대비 동(베트남 통화)의 가치를 4.7%가량 의도적으로 낮췄다는 결론을 담은 평가 보고서를 미국 상무부에 보냈다.
앞서 미국 재무부는 베트남이 미국에 수출한 자동차 타이어에 대한 반(反) 경쟁적 보조금 지급 여부를 조사 중이었다. 재무부는 이 과정에서 베트남 정부가 중앙은행 등을 통해 220억 달러(약 26조원)를 매입해 베트남의 실질 환율을 3.5~4.8% 떨어뜨린 것으로 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16년 취임 이후 주요 교역국들과의 무역에서 적자를 줄이는 방안을 고심하며 관세를 주요 수단으로 삼아왔다.
이날 로이터는 베트남에 첫 적용할 가능성이 높은 환율 상계관세의 도입으로 향후 트럼프 행정부가 주요 교역국 전체와 전 상품을 표적으로 삼을 토대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베트남에 대한 환율관세 부과 절차가 본격화하면서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국가들은 향후 미국과의 무역 마찰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를 높이고 있다.
아울러 로이터는 이번 판정에 따라 재무부가 매년 2차례 펴내는 '주요 교역상대국 환율정책 보고서'에서 베트남은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가능성도 커졌다고도 전망했다.
앞서 지난 1월에 미국 재무부는 '주요 교역상대국 환율정책 보고서'를 통해 베트남 포함 10개국을 환율 조작 관찰국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당시 레밍흥(Le Minh Hung) 베트남 중앙은행(SBV) 총재는"베트남은 통화 조작을 하지 않는다"며 "환율을 교역 상대국과의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사용하지 않고, 상품 수출에 편익을 주기 위해 통화 정책에 의도적으로 개입하지도 않았다"고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