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은 25일 '코로나19 충격의 경제 부문별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현대연은 이번 보고서에서 "코로나19 경제 충격이 2분기에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2020년 연간 경제적 피해 규모는 GDP 67조2000억원 및 일자리 67만8000개로 추정된다"며 "올해 1분기에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한국 경제에 대한 충격이 시작됐고 2분기에는 경제적 피해가 본격화되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할 경우, 앞서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한 -0.5%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수밖에 없다는 게 현대연의 시각이다. 이는 한국 경제성장률 통계가 시작한 1954년 이후 1980년 -1.6%, 1998년 -5.1%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제조업 생산 증가율은 1분기까지만 해도 전년동기대비 5.5%로 높은 증가세를 기록했으나 2분기에 들어 수출 경기가 급격하게 침체하면서 -5.2%로 떨어졌다.
제조업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 내 중후장대 업종인 자동차, 철강, 유화의 침체가 심각한 편으로 나타났다.
2분기 중 자동차(자동차 및 트레일러 생산 증가율, 전년동월대비 -23.2%), 철강(1차금속, -13.4%) 등의 생산 침체가 상대적으로 컸다. 이외에도 유가 하락 및 수요 부진의 영향으로 석유화학(코크스·연탄·석유정제품, -9.3%)과 조선(기타운송장비, -6.7%) 등의 침체도 두드러졌다.
다만, 비대면이나 보건·방역 관련 업종은 증가세를 유지했다. 비대면 시장 확대에 따른 IT 제조업(전자부품,컴퓨터, 영상·음향·통신장비, 8.9%)과 보건·방역과 연관성이 높은 의약품 제조업(8.2%) 등은 높은 생산 증가세를 보였다.
건설업 생산 증가율의 경우, 같은 기간 0.3%에서 -3.8%로 하락했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충격의 대응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의 생산 활력이 대기업보다 상대적으로 크게 위축됐다. 제조업 내 대기업 생산 증가율은 지난 1분기 전년동기대비 8.7%에 달하기도 했으나 2분기에 들어서는 -3.3%로 하락했다. 중소기업 생산 증가율은 지난해 계속 감소세를 기록했는데, 2020년 2분기 들어 -9.8%를 기록하며 침체 폭이 크게 확대됐다. 서비스업 내 대기업 생산은 2020년 2분기에 감소세(전년동기대비 -2.0%)로 전환된 반면, 중소기업 생산 증가율은 2019년 4분기에 전년동기대비 3.4%로 대기업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지만, 2020년 1분기에 -2.3%, 2분기에 -4.7%로 대기업보다 감소세가 크게 확대됐다.
고용시장을 보면, 전반적으로 위축된 상황 속에서 가장 코로나19로 가장 어려움을 겪은 계층은 청년층인 것으로 파악됐다. 표면적으로는 노년층과 중장년층 실업률은 1년 전에 비해 높아진 반면, 청년층 실업률은 소폭 낮아졌다. 그러나 고용시장의 현실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는 고용률(취업자/생산가능인구) 기준으로 보면 노년층(60세 이상)은 1년 전에 비해 0.9%포인트 높아진 반면, 중장년층(30~59세)은 1.3%포인트 하락했다. 청년층(15~29세)도 1.4%포인트 낮아졌다.
현대연은 "민간 부문의 경기 침체를 정부 부문이 보완하면서 정부의 경제 성장 기여도가 크게 높아졌다"면서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내수 부문이 먼저 침체했고 1분기의 시차를 두고 수출 부문으로 침체가 확산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주원 현대연 경제연구실장은 "코로나19발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경제·사회의 불균형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단기적 경제 이익을 위한 섣부른 봉쇄 완화보다 방역이 당연히 우선시 돼야 한다"며 "재원의 한계성을 인식하고 재정지출 구조상 경기부양을 위한 핀셋 지원 비중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 실장은 또 최근 정치권 등에서 거론되고 있는 재난지원금 부분 지원과 관련, "재정 여력 상 모두에게 지원하기보다는 성장 등을 위해 선택과 집중을 해줘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