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 여성 감독 등장에 흥하는 독립영화…올해도 '기대'

2020-08-24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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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메기' '벌새' '나를 구하지마세요' 포스터]

독립 영화계 여성 감독들의 활약이 대단하다. 섬세하고 담백하게, 때로는 스타일리쉬하고 유니크하게 세계관을 확장 중인 이들은 많은 관객의 지지을 얻으며 팬덤을 형성 중이다. 영화 '우리들'부터 '벌새' '벌새' '메기' 그리고 최신작 '나를 구하지 마세요'에 이르기까지. 독립영화계 새 역사를 쓰고 있는 여성 감독 계보를 살펴본다.

영화 '우리들' '우리집'의 윤가은 감독을 빼곤 독립영화계 인기 감독을 논할 수 없을 거다. 영화 '우리들'(2016), '우리집'(2019)을 연출한 윤 감독은 촘촘한 이야기 구성과 만듦새, 담백하고 섬세한 시선으로 많은 관객의 공감을 얻어냈다.

특히 여름방학 전후로 가까운 친구에서 순식간에 서먹한 관계가 되어버린 선이(최수인 분)와 지아(설혜인 분)의 이야기를 그린 '우리들'은 그해 백상예술대상, 들꽃영화상, 청룡양화상, 도쿄필름엑스 등 유수 영화제를 휩쓸며 극장가에 '독립영화 붐'을 일으켰다. 총 누적관객수 5만 965명을 달성하며 눈길을 끌었다.

이어 개봉한 '우리집'도 인기였다. 누구나 가졌지만 아무도 말하지 않는 숙제 같은 가족 문제를 해결하려는 세 아이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며 5만 6265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김보라 감독은 영화 '벌새'로 화려하게 데뷔했다. 제69회 베를린영화제 제네레이션 14+ 대상,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넷팩상·관객상, 제18회 트라이베카 영화제 최우수 국제장편영화상·최우수 여우주연상·촬영상, 제45회 시애틀국제영화제 경쟁 대상 등 전 세계 25관왕을 달성해 국내 개봉 전부터 영호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영화는 1994년을 배경으로 1초에 90번 날갯짓을 하는 벌새처럼 사랑받기 위해 부단히 움직이는 14살 소녀 은희의 일상을 세밀하게 그려낸 작품. 현미경처럼 한 소녀의 일상을 들여다보며 보편적 삶을 담아냈다는 평을 얻었다. 데뷔작으로 순식간에 독립영화계 손꼽히는 감독으로 이름 올렸다.

지난해 관객들 사이에서 가장 뜨거운 반응을 얻은 영화 '메기' 이옥섭 감독도 빼놓을 수 없다.

영화 '메기'는 병원을 발칵 뒤집은 19금 엑스레이 사진, 도심 한복판에 등장한 싱크홀과 지구의 위험을 감지하는 특별한 메기까지, 믿음에 관한 가장 엉뚱하고 발칙한 상상을 담은 코미디 영화다. 사회 속 청년들이 처한 문제를 미스터리 펑키 코미디라는 독특한 장르로 풀어내며 이옥섭 감독만의 독창적 개성을 드러냈다.

이옥섭 감독의 유니크한 감성과 표현법은 평단에서도 좋은 반응을 받았다. 그해 들꽃영화상, 판타지아영화제, 오사카 아시안 필름 페스티벌, 서울독립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등을 휩쓸었다.

올해도 독립영화계 여성 감독의 활약이 기대를 모은다.

영화 '나를 구하지마세요'의 정연경 감독이 그 주인공. 엄마와 단둘이 도망치듯 낯선 곳에서 살 게 된 열두 살 소녀 선유(조서연 분)가 전학 간 학교에서 천진난만한 소년 정국(최로운 분)을 만난 후 벌어지는 이야기를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냈다.

동시대 사회적 문제를 다루고 있지만, 소재에 무겁게 접근하기보다 선유에게 다가오는 밝은 위로에 초점을 맞춘 영화로 정연경 감독만의 따뜻한 시선을 엿볼 수 있다. 여기에 한국 영화 촬영의 거장 김형구 촬영 감독, 30년 넘게 수백 편의 영화를 편집해 온 박곡지 편집감독 등 충무로 베테랑 제작진이 함께해 더욱 기대를 모은다고, 정연경 감독의 사회를 향한 시선과 이를 섬세하고 진심 어린 위로로 풀어내며 또 한 번 여성 영화의 저력을 보여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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