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비대위원장은 이날 광주 북구 민주로 국립 5·18민주묘지 추모탑에 헌화를 한 뒤 약 15초 가량 무릎을 꿇고 묵념을 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행방불명자들의 묘역까지 방문해 헌화를 했는데, 이 역시 보수정당의 대표로선 처음이다.
김 비대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계엄령이 전국으로 확대된 1980년 5월 17일 저는 대학 연구실에 있었다"며 "광주에서 발포가 있었고 희생자가 발생했단 소식은 얼마간 시간이 지난 뒤에야 알게 됐다"고 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알고도 침묵하거나 눈감은 행위를 적극적으로 항변하지 않은 소극성 역시 적지 않은 잘못"이라며 "역사의 법정에선 이것도 유죄다"라고 했다. 이어 "다시 한 번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고 했다.
이어 "1980년 5월 광주에서 끔찍한 일이 벌어진 후 호남 주민이 겪었을 고립과 슬픔의 감정도 못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광주에서 그런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났음에도 그걸 부정하고 어긋난 사람들에게 저희당은 엄중한 회초리를 들지 못했다. 정치인들이 그에 편승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표현의 자유란 명목으로 엄연한 역사적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잘못된 언행에 대해 당을 책임진 사람으로서 진실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전두환 정권의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국보위)에 참여했던 그는 "역사의 화해는 가해자의 통렬한 반성과 고백을 통해 가장 이상적으로 완성될 수 있는데 권력자의 진심어린 성찰을 마냥 기대할 수 없는 형편에서 그 시대를 대표해 제가 이렇게 무릎을 꿇는다"고 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5·18 민주영령과 광주시민 앞에 이렇게 용서를 구한다. 부끄럽고 부끄럽고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며 "너무 늦게 찾아왔다. 벌써 일백번 사과하고 반성했어야 마땅한데 이제야 그 첫 걸음을 떼었다"고 했다.
그는 "제 미약한 발걸음이 역사의 매듭을 풀고 과거가 아닌 미래를 향해 나가는 작은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