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흥구 연루 ‘깃발사건’, 국보법 위반?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시발점...

2020-08-10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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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자에 실형 선고한 주심 판사는 권순일 대법관

[그래픽=연합뉴스]

대법관 후보로 선정된 이흥구 부산고법 부장판사의 국보법 위반 경력이 화제다.

이 후보자는 1985년 서울대 재학 시절 ‘서울대 민주화추진위원회 사건(깃발사건)에 연루돼 국가보안법위반(반국가단체고무찬양) 혐의로 구속기소 돼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1985년 결성된 민주화추진위원회(민추위)는 서울대 학생운동의 비공개 지도조직으로 민중 지원투쟁을 전개한 단체다. 민추위는 결성 1년 전 투쟁노선과 학생운동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한 기관지 ‘깃발’을 간행했기 때문에 주요 간부들이 서울 미국문화원 점거 농성 등으로 체포됐을 때 ‘깃발사건’이라고도 불렸다.

경찰은 관련자 체포 과정에서 수배자 박종운의 소재 파악을 위해 후배 박종철을 연행해 고문했다. 이는 경찰이 박종철에게 물고문, 폭행 등을 자행해 사망까지 이르게 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으로 이어졌다.

한편, 깃발사건 관련자로 구속된 이 후보자는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으나 유죄가 확정됐다.

당시 구속기소 된 이 후보자에게 실형을 선고한 재판부의 주심 판사는 권순일 대법관이다. 35년 후 이 후보자는 권 대법관의 후임 후보로 선정됐다.

대법원에 따르면 10일 김명수 대법원장은 다음 달 퇴임하는 권 대법관 후임 선정을 두고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3명의 신임 대법 후보 중 이 부장판사를 선정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임명을 제청했다.

문 대통령이 제청을 받아들인다면 이 부장판사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법관으로 임명받는다.

이날까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유죄를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 후보가 대법관으로 제청되거나 임명된 사례는 없다.

대법원은 울산지법 부장판사, 대구고법 부장판사를 거쳐온 이 후보자에 대해 “사법부 독립, 국민의 기본권 보장,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보호에 대한 확고한 신념 등 대법관으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적 자질을 갖췄다”고 표현했다.

또, “충실하고 공정한 재판과 균형감 있는 판결로 법원 내부는 물론 지역 법조 사회에서도 신망을 받는 등 합리적이고 공정한 판단능력을 겸비했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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