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에 휴대전화 앱을 통해 내 방 공기질 상태를 미리 확인하고 공기청정기를 가동해 놓는다. 필터 교체 주기가 되자 앱에서 알림이 왔고, 바로 교체할 수 있는 새 필터가 택배로 도착했다.”
이르면 올해 안에 서비스가 가능한, 현실이 될 수 있는 이야기다. 바로 ‘마이클레어 정기구독서비스’다. 이우헌 클레어 대표는 아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공기청정기에 사물인터넷(IoT)을 접목한 구독경제 모델의 렌탈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며 “올해 안에 론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저희가 가진 장점은 ‘생산-유통-서비스’ 흐름을 완성해 필터부터 완제품까지 공기청정기를 만드는 기술을 모두 갖고 있다는 점”이라며 “중간 유통단계가 없고, 모집인·관리인이 고객의 집에 방문하지 않아도 되는 ‘비대면’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업체는 보통 4단계를 거쳐 제품이나 필터가 고객의 손에 전달되지만, 클레어는 중간 유통단계를 생략해 합리적인 가격 설정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이 대표에 따르면, 마이클레어 정기구독서비스는 타사 렌탈비용의 3분의 1 수준이다.
공기청정기에 IoT 기술을 접목하겠다는 아이디어는 이 대표의 경력에서 출발했다. 그는 LG EDS(LG CNS 전신)에서 근무한 IT 전문가로 오라클에 합병된 선마이크로시스템스로 이직한 이후 2002년 처음 IT컨설팅 창업에 도전했다. 이 대표는 “제조·유통·금융 등 다양한 분야를 컨설팅하며 시스템을 개발해주다 보니 각 업종을 이해하게 됐는데, 이 중 IT와 접목했을 때 시너지를 크게 낼 수 있는 분야가 제조업이라 생각했다”며 “가족 중 공기청정기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놓은 게 있어서 공기청정기를 선택했다”고 했다. 이후 그는 1년여 동안 시장 조사를 거쳐 ‘방마다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거실용 프리미엄 공기청정기와 다른 소형 가전제품 개발에 나섰다. 여기에 자신의 장기인 IT기술을 적용, 블루투스 스피커부터 알람시계, 조명 등을 접목하기 시작했다. 경기도 광주에 자체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공장 내 연산설비를 갖추는 과정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투입비용이 예상됐으나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시설자금 지원을 받아 고비를 넘겼다. 이 대표는 “시설자금을 미리 받아 설비를 구축해 놓아서 올해 코로나19 등으로 주문이 크게 늘었을 때 대응이 가능했다”며 “올해 상반기에만 지난해 매출의 1.6배를 달성할 수 있었다”고 했다.
클레어는 현재 15개국에 제품을 수출하는 ‘수출 강소기업’이다. 전체 매출의 60%가 해외에서 나온다. 향후 목표도 해외에 두고 있다. 이 대표는 “한국도 우리가 진출해야 할 하나의 시장이라는 생각으로 접근한다. 내수에만 집중하지 않겠다는 의지”라며 “올해를 기점으로 미주와 유럽 지역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클레어는 올해 글로벌 색채 연구소 ‘팬톤’(PANTONE)’과 라이센스 계약을 맺고, 팬톤 로고와 함께 컬러코드를 사용한 공기청정기를 제작해 미주·유럽에 진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