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출범 눈앞] ②사상 초유 ‘후속 3법’까지…여야 간 ‘장외 설전’ 격화

2020-08-0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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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장 인사청문회 통과 의무…‘2조 3항’ 삭제 유지

통합당, 헌재 판결 전 협조 불가…출범 지연 가능성도

민주 김부겸 vs 통합 배현진·조수진, ‘SNS 장외 공방’

3일 오후 속개된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가 법안을 소위에 회부해서 심사할 것을 요구하며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3일 단독 의결한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후속 3법’에는 국회법 일부개정안’, ‘인사청문회법 일부개정안’,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 운영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다.

민주당은 미래통합당이 공수처법의 위헌성을 주장하며 후속 3법 처리를 지연시켜 공수처가 법정 출범 기한(7월 15일)이 넘도록 출범하지 못하고 있다며 법안 처리를 강행했다. 이로써 공수처 후속 3법은 4일 본회의 처리에서 표결에 부쳐진다.

공수처 후속 3법은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인 백혜련 의원이 대표발의했다.

국회법 개정안과 인사청문회법 개정안은 국회 인사청문회 대상에 공수처장을 포함하고, 소관 상임위를 법사위로 하는 내용이 들어갔다. 개정안은 인사청문 보고서가 국회에서 채택되지 않더라도 대통령이 최종 임명을 강행할 수 있도록 했다.

공수처장 후보추천위 운영 등에 관한 규칙안은 ‘국회의장이 공수처장 후보추천위를 지체 없이 구성해야 하며, 기한을 정해 교섭단체에 위원 추천을 서면 요청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각 교섭단체는 요청 받은 기한 내에 위원을 추천해야 한다는 조항도 포함됐다.

공수처장을 뽑는 추천위원회는 7인으로 구성되는데 법무부 장관, 법원행정처장, 대한변호사협회장 등 3인과 여당 추천 2인, 야당 추천 2인으로 구성된다.

하지만 쟁점이 됐던 ‘기한까지 후보 추천이 없을시 국회의장이 교섭단체를 지정해 위원 추천을 요청할 수 있다’는 조항(2조 3항)은 끝내 삭제된 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해당 조항은 지난달 말 운영위에서 법안이 처리될 당시 야당 의원들의 반발로 삭제됐다.

실제 이날 법사위 소속 일부 더불어민주당·열린민주당 의원 등은 해당 조항의 ‘재명시’를 요구하기도 했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원칙적으로 필요한 조항”이라고 말했으며, 같은 당 김남국 의원도 “교섭단체가 여러 개 있을 가능성이나, 그 교섭단체가 공수처장 임명과 관련해 추천의 의무를 해태하는 경우에 대비해 2조 3항을 그대로 살리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은 “의장이 기한 내에 하라고 했는데 지나가버리면 그 다음에는 어떻게 하느냐”면서 “그때는 아마 공수처 본법(모법)을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7명 중에 6명이 찬성하는 이상한 법이 어디 있느냐”면서 “과반수나 3분의 2로 바꾸는 게 정석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법사위는 운영위원회를 통과한 수정안을 다시 법사위에서 수정할 경우, 체계·자구심사권을 넘어선 ‘월권’이 될 수 있다고 보고, 해당 조항이 삭제된 안을 그대로 가결했다.

민주당 소속 윤호중 법사위원장은 “운영 등에 관한 규칙은 국회 규칙이라 운영위 소관 법안”이라며 “추천위 운영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사안들은 모법인 공수처법에 대한 진지한 논의를 해가면서 입법 미비 사항을 치유해가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민주당의 후속 3법 처리에도 불구하고 공수처 출범이 지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있다. 법안 개정에 따라 통합당 몫 추천위원 2명의 역할이 더 중요해져서다. 지난 5월 헌법재판소에 공수처법 헌법소원심판을 제기한 통합당은 헌재 결정 전까지 협조하지 않고 ‘지연전술’을 쓸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민주당만 김종철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박경준 ‘법무법인 인’의 대표변호사를 후보추천위원으로 선정한 상태다.

한편, 공수처 출범을 둘러싼 여야 간 ‘장외전’ 역시 격화되고 있다.

김부겸 민주당 전 의원은 이날 야권의 ‘최전방 공격수’를 자처한 배현진·조수진 통합당 의원을 향해 “초선일 때 절대 공격수 노릇을 함부로 맡지 마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공수처 출범에 대한 당위성을 주장하는 김 전 의원을 향해 두 의원이 십자포화를 퍼붓자, 역공에 나선 것이다.

김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비례 의원에게 저격수 역할을 흔히 맡기는데, 거기에 넘어가지 마라”면서 “섣불리 공격수, 저격수 노릇 하다 멍드는 건 자신이고, 부끄러움은 지역구민의 몫이 된다”고 조언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김 전 의원은 통합당의 ‘입법 독재’ 주장에 “누가 누구더러 독재라고 눈을 부라리나”라며 “발목잡기와 무조건 반대만 하다 총선에서 이미 심판받지 않았느냐”고 비판했다.

이에 원내대변인인 배 의원은 지난 1일 “‘눈을 부라린다’니 장관까지 지내신 분이 어찌 격 떨어지는 말씀을 함부로 뱉으셨나”라고 지적했다. 조 의원도 “어설픈 문파 흉내를 내는 것은 그나마 있는 지지자도 잃는 것”이라며 “독재를 독재라고 말을 못하게 하는 것이 독재”라고 날을 세웠다.

김 전 의원은 재차 “제 글 중에 ‘눈을 부라린다’는 단어의 뜻을 곡해하는 의원님들이 참 딱하다”면서 “배 의원은 어떻게 방송인 출신이면서 순우리말을 쓰면 격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을 향해서는 “독재의 성립 여부를 듣기 좋게 제가 ‘기본권 제한’ 여부라고 표현했다”면서 “더 직설적으로 말하면 반대파를 가두고, 패고, 고문하고, 조서를 조작하는 등 인권 말살의 범죄행위를 의미한다. 그게 독재”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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