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수뇌부 비밀회동 임박]"이 와중에 휴가?"…시진핑, 취소 가능성도

2020-07-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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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대홍수…유례없는 내우외환

미·중 갈등 최고조, 習 부담감 커져

민심 배려 차원 회의 취소설 '솔솔'

당면 현안 산적, 진행 가능성 더 커

[사진=신화통신]


올 들어 내우외환에 시달리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여름 휴가를 겸한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를 취소할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리더십 위기설에 봉착한 만큼 전직 지도부와 맞닥뜨리는 상황이 부담스러운 데다, 재해와 경제 위기로 어려움을 겪는 인민을 다독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 주석은 지난 2013년 국가주석에 취임한 이후 매년 7월 말에서 8월 초 사이에 열리는 베이다이허 회의에 참석해 왔다.

전·현직 지도부가 여름 휴가를 겸해 휴양지 베이다이허에 모여 국내외 주요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되지만 관영 매체 보도를 통해 시작과 종료 여부를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최근에는 주로 공산당 주요 간부가 참석하는 전문가 좌담회 개최 소식으로 회의 시작을 알렸다. 회의 종료는 시 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 등의 대외 행보 재개 소식으로 확인할 수 있다.

올해도 예년처럼 회의가 열릴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 사태가 공산당 집권에 미칠 영향, 잦은 재난·재해에 따른 민심 악화, 미·중 갈등 격화 등 전·현직 지도부가 머리를 맞대야 할 현안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유례 없는 내우외환이 회의 취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절대 권력을 지향하는 시 주석 입장에서 전직 지도부와 원로들에게 현 상황에 대해 해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자리가 껄끄러울 것이라는 얘기다.

특히 미·중 관계가 1979년 수교 이후 최악의 수준으로 악화한 건 가장 곤혹스러운 대목이다.

시 주석은 도광양회(韬光养晦·실력을 쌓으며 때를 기다린다)를 대미 전략의 핵심으로 삼았던 역대 지도부와 달리 중화민족 부흥과 중국몽(中國夢)을 외치며 미·중 갈등 격화를 자초한 측면이 있다.

한 중국 소식통은 "중국은 경제 발전을 위해 주변 정세를 안정화하는 데 주력해 왔다"며 "시 주석의 행보는 기존의 대외 전략과 많이 다르다"고 말했다.

미국이 홍콩 국가안전법(홍콩보안법) 및 인권 문제 등을 빌미로 공산당원·국유기업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것도 중국 고위층이 시 주석에게 불만을 품을 만한 사안이다.

코로나19 감염이 이어지고 중국 남부에서 21세기 들어 최악의 대홍수가 발생한 건 베이다이허 회의 취소의 명분이 될 수 있다.

2분기 3.2% 성장률 달성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은 진행형이다. 서민들은 소득 감소와 실업 우려 때문에 불안하다.

지난달 중국 남쪽 창장(長江·양쯔강) 유역에서 시작돼 황허(黃河) 유역까지 번진 홍수는 4500만명 이상의 이재민 발생과 20조원 규모의 경제적 손실을 초래했다.

이런 상황에서 전·현직 주요 간부들이 휴양지에 대거 모인다면 자칫 여론의 도마에 오를 수 있다.

전례가 없는 것도 아니다.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창궐하자 당시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은 민심을 고려해 베이다이허 회의를 취소한 바 있다. 이듬해인 2004년에도 회의는 열리지 않았다.

또 다른 소식통은 "코로나19 때문에 주요 행사를 잇따라 취소하고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까지 연기했던 만큼 베이다이허 회의 역시 취소될 수 있는 것"이라면서도 "여러 시선을 의식해 예정대로 진행할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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