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본시장 확대 박차...신삼판 정선층 27일 정식 개장

2020-07-27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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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량주'만 엄선한 신삼판 '프리미엄' 버전…거래 규제 완화

미중 갈등 속 中기술기업 자금조달 '촉진' 일환

[사진=웨이보 캡처]


중국 유망 스타트업의 비상장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장외주식 시장 신삼판(新三板, NEEQ)에서 우량주만 엄선한 일종의 프리미엄 버전, '정선층(精選層·NEEQ select)'이 27일 공식 출범했다. 미·중 갈등 속 중국이 자국 혁신 기술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됐다. 

중국중앙(CC)TV 인터넷판 앙시망(央視網)에 따르면 옌칭민(阎庆民)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 부주석은 이날 "중국 당국이 지난해 10월 신삼판 개혁을 단행한 지 275일 만에 정선층을 정식 출범했다"면서 "이는 신삼판 개혁의 첫걸음으로, 신삼판 발전의 이정표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판 코넥스'라고 불리는 신삼판은 중소 혁신기업으로 자금력이 취약한 벤처기업이 재원을 조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장외 거래시장이다. 원래는 베이징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중관춘 입주 기업 전용 장외시장으로 시작했으나, 2015년부터 전국적 범위로 확대됐다. 

애초 신삼판은 기본층과 혁신층으로 구분해, 재무상황이 우수하고 시가총액이 비교적 큰 기업을 혁신층으로 분류했었다. 이번에 정선층을 출범함으로써 기업들의 차별화된 수요를 정확하게 만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당국은 기대했다. 

정선층의 주식 거래제도는 기존의 기본층, 혁신층은 물론, 상하이·선전 증시, '커촹반(科創板·과학혁신판)'과도 다르다. 

먼저 정선층은 주식 주문이 유입될 때마다 체결되는 접속매매 방식을 도입했다. 이는 상하이·선전 증시에서도 채택하고 있는 일반적인 매매 방식이다. 일정시간 동안 접수한 주문을 특정 시점에 하나의 가격으로 체결하는 단일가매매  방식을 채택한 기본층과 혁신층과 차별점을 뒀다.

신삼판 정선층은 주가 변동폭 규제도 대폭 완화했다. 신삼판 정선층 개장 후 첫날은 주가 상·하한선 제한이 없지만, 거래 일시 중지 조치는 설정해놨다. 첫날 개장가보다 등락폭이 30%, 60%에 달하면 10분간 잠정 거래 중단된다. 이후엔 등락폭 30% 규제를 받게 된다. 상하이와 선전거래소의 10%, 커촹반의 20%보다 크게 완화한 것이다.

대신 투자자에 대해 엄격한 조건을 걸어 증권계좌 잔고 100만 위안 이상을 보유한 개인투자자의 한해서만 투자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조건에 부합하지 않는 개인투자자는 공모펀드 등을 통한 간접투자를 할 수 있다.

앙시망은 "신삼판 정선층은 커촹반과 비슷하지만 커촹반은 좀 더 성장 잠재력 있는 하이테크 스타트업을 겨냥했다"고 밝혔다. 빅데이터, 클라우드, 핀테크, 로봇 등 관련 스타트업이 대표적이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화웨이 등 중국 기술기업들이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첫 거래를 시작한 신삼판 정선층은 향후 중국 기술 기업들의 자본 조달을 촉진해 기업의 성장을 자극하고 중국 자본 시장을 확대할 것이란 기대가 높다고 앙시망이 전했다. 
 

[사진=신화통신]

이날 신삼판 정선층에 상장한 32곳 기업 개장가는 모두 발행가를 웃돌았다. 하지만 개장 10분 만에 운명은 엇갈렸다. 12개 상장사는 첫 거래에서 주가가 두 배 이상 오르는 '잭팟'을 터뜨렸지만, 나머지 20개사는 발행가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주하이빈 안신증권 신삼판 수석 애널리스트는 "오늘 상장한 32곳의 거래상황이 크게 엇갈렸으나 이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며 "신삼판 정선층이 공식 출범한 게 매우 의미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높은 신주 청약 당첨률, 합리적인 가격과 시장 환경 덕분에 이번에 첫 거래한 상장사들의 신주 수익률이 비교적 객관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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