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순이자마진 하락세에 비상

2020-07-2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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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NIM 1년 만에 최대 20bp 급락

대출 취급 늘려도 이익 예전만 못해

코로나 여파 경기회복 기미도 안보여

주요 시중은행들이 초저금리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하락세로 비상이 걸렸다. 은행 NIM은 1년 만에 최대 20bp(1bp=0.01% 포인트) 급락했다. 대출 취급을 늘려도 이자이익을 예전만큼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경기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아 NIM은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상반기 실적 발표를 마친 신한·국민·하나 등 3개 은행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 총합은 3조449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7%(1713억원) 줄어든 규모다.

손익이 감소한 것은 부실에 대비해 쌓아두는 대손충당금을 대거 늘렸기 때문이다. 이들 3개 은행이 상반기에 적립한 대손충당금은 1년 전(3293억원) 대비 두 배 이상 많은 8205억원이다. 당기순익 감소폭(1713억원)의 5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은행들이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경상 기준의 순익은 증가했다는 분석을 내놓는 배경이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은행들은 NIM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6월 말 신한은행 NIM은 1.39%로 1년 전보다 19bp 하락했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도 1.7%에서 1.5%로 20bp 떨어졌으며, 하나은행도 1.54%에서 1.37%로 17bp 내렸다.

NIM은 은행의 수익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지표다. NIM 하락은 은행이 같은 돈을 빌려주더라도 벌어들일 수 있는 이익이 그만큼 떨어진다는 의미다. 예금과 대출이 핵심 비즈니스 모델인 은행 입장에서 NIM 하락은 치명적이다.

NIM 하락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영향이 가장 크다. 한은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기준금리를 75bp 떨어뜨리며 사상 최저인 연 0.5%까지 내렸다. 기준금리가 급락하며 시중금리도 크게 내려갔다. 이자수익에서 비용을 뺀 순이자이익을 이자수익자산으로 나눈 값이 NIM인데, 시중금리가 내려가면 대출을 늘리더라도 분자가 축소해 NIM은 하락하게 된다.

특히 분자에서 이자수익에 해당하는 대출금리는 변동형이 많지만, 이자비용인 예금금리와 채권금리는 고정형인 게 다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입장에서 수익인 대출의 경우 시장 변화에 따라 금리가 하락하기도 하지만, 비용인 채권은 약속한 금리를 지급해야 한다"며 "시중금리 인하로 채권금리가 떨어지는 것이 NIM 하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시중금리는 계속 떨어지고 있어 NIM도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 은행채(AAA) 3년물 금리(민평 평균 기준)는 지난해 6월 말 1.635%에서 올 6월 말 1.133%로 1년 새 50.5bp 내려갔다. 직전 영업일인 이달 24일에는 1.062%까지 하락했다.

대출을 내보냈으나 회수하기 어려운 부실채권(NPL)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점도 NIM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NPL은 분모에는 잡히지만 분자에는 아무런 기여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실물경기가 회복될 조짐을 보이지 않아 NPL 증가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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