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배임…재벌가 애태우는 ‘아들의 법정’

2020-07-13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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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람ㆍ한국테크놀러지그룹 2세 이번주 재판

반복된 오너가 일탈…한국타이어 형제 모두 실형 위기

최요엘 보람그룹 이사[사진=보람상조 홈페이지]

[데일리동방] 재벌 아들들이 이번주 연달아 재판을 받는다. 반성문과 구형이 오가는 사이 한쪽에선 때를 가리지 않는 세습으로 이목을 끈다.

수원고법 제2형사부(부장판사 심담)는 15일 오후 최요엘 보람그룹 이사의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사건을 심리한다. 최철홍 회장의 장남인 최 이사는 지난해 8월 미국에서 해외 우편 방식으로 코카인 16.17g과 엑스터시 300정, 케타민 29.71g을 밀반입한 혐의로 같은 해 9월 기소됐다. 그는 공범 2명과 함께 자신의 집에서 마약을 3차례 투약한 혐의도 있다.

◆보람상조, 회사는 커가는데 위험은 제자리

최 이사는 2018년 12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코카인 1g을 한 차례 매도하고 필로폰과 유사한 물건을 2차례에 걸쳐  100만원을 주고 넘겨받은 혐의로 추가 기소되기도 했다. 그는 지난 1월 1심에서 징역 3년에 163만원 추징을 선고받았다.

그의 보람상조개발 지분은 14.5%로 차남 최요한씨와 같다. 창업주 최철홍 회장 주식 보유 비율은 71%다. 회사는 지난 3월 재향군인상조회 주식 100% 취득 계약을 맺고 6월 공정위로부터 기업 결합 승인도 받았다. 보람상조는 4개 계열사(보람상조라이프·보람상조피플·보람상조애니콜)를 합쳐 지난해 9월 말 기준 업계 점유율 2위(15.7%)에 머물러왔다. 하지만 시장 5위 재향군인상조회(5.6%)를 인수하며 단숨에 점유율 1위(21.3%)에 올랐다. VIG파트너스도 기존 1위(16.3%) 프리드라이프 주식 88.89%를 취득하면서 점유율 20.4%를 확보해 치열한 경쟁을 이어가게 됐다.

상조업 양강 체제가 규모전으로 확대되는 시점에 장남의 마약 사건은 한창이다. 최 이사는 지난 7일 재판부에 11번째 반성문을 제출했다. 그는 1심 때도 반성문을 8차례 냈지만 실형을 면치 못했다.

아버지 경영도 순탄치는 않았다. 최 회장은 횡령 혐의로 2011년 대법원에서 징역 3년 확정판결 받아 복역하다 2012년 12월 성탄절 특사로 풀려났다. 부자가 대를 이어 법정에 서면서 두고두고 뒷말이 나오게 됐다.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 [사진=이범종 기자]

◆형제 나란히 2심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승계 구도에서 고지를 점한 쪽도 달갑지 않은 나날을 보내고 있다.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은 지난달 26일 차남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옛 한국타이어) 사장에게 그룹 지분 전량인 23.59%를 넘겼다. 장남 조현식 그룹 부회장과 함께 19%대였던 조 사장 지분은 총 42.9%를 차지하며 단번에 후계자 지위로 올라섰다.

사실상의 승계 작업이 진행된 이 시점은 조 사장 배임수재 2심 재판을 앞둔 때여서 이목이 쏠렸다. 장남도 업무상 횡령 혐의로 같은 재판을 받는다. 이들의 1회 공판기일은 17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항소 5-1 형사부가 진행한다.

1심에서 차남과 장남 모두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지만 실형 여부가 부담이다. 조현범 사장은 원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추징금 6억1500만원을 선고받았다.

조현범 사장은 2008~2018년 협력업체 대표로부터 납품 유지 등을 대가로 매달 500만원씩 123차례 걸쳐 6억15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는다. 2008~2017년 계열사 자금을 매월 200만~300만원씩 102차례에 걸쳐 2억6500여만원 빼돌린 혐의도 있다. 이렇게 받은 돈을 숨기려 지인의 매형과 유흥주점 여종업원 부친 명의 등 차명계좌를 이용하고 은닉한 혐의도 있다.

조현식 부회장은 친누나가 미국법인에 근무하는 것처럼 꾸며 허위 급여 1억원을 지급한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회사는 이번 지분 상속에 따른 ‘형제의 난’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형제 경영 체제는 변함없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문제는 두 사람 모두 2심 판단을 기다려야 하는 처지라는 점이다. 경영인 조씨 형제는 한편으로 여름 내내 피고인으로서의 방어권 행사에도 전력을 쏟아야 한다. 한 쪽이 안심하고 다른 형제에게 기댈 처지는 아니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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