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가 2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갈림길에 섰다. 실적이 워낙 안갯속이라 그 결과에 따라 뉴욕증시 랠리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뉴욕증시는 최근 코로나19 재유행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맹렬한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S&P500지수는 3월 저점 대비 42% 반등하며 연초 대비 낙폭을 1.4%까지 줄였다. 코로나19발 경제 충격에 대응한 미국 연방준비은행(Fed·연준)과 정부의 천문학적인 부양책이 시장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2분기 실적 쇼크는 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번 주 골드만삭스, 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 웰스파고, 존슨&존슨, 넷플릭스 등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2분기 어닝 시즌이 시작된다.
전문가들 역시 2분기 실적이 코로나19 여파에 가파른 감소세를 탔으리라는 데는 동의하지만 피해 정도를 파악하는 데 고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S&P500 기업들에 대한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실적 전망치 격차는 2007년 이후 가장 크게 벌어졌다. 그만큼 예측이 엇갈린다는 얘기다.
금융 서비스업체 스티븐스의 잭 앳킨스 이사는 "나는 3월부터 산업계 및 고객들과 끊임없이 대화를 나눴다"면서 "하루도 빠짐없이 우리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신없이 바쁘고 어려운 과제였다"고 털어놨다.
전문가들이 예측하기 어려운 건 경제 지표도 마찬가지다. 5월과 6월 고용지표는 전문가 예상치를 훌쩍 웃도는 깜짝 호조를 보이며 이코노미스트들을 얼떨떨하게 만들었다. 인스티넷의 해리 커티스 이사는 "우리는 어떤 의미에서 전혀 가보지 못한 길을 가고 있다"고 말했다.
팩트셋 조사에서 전문가들은 S&P500 기업들의 2분기 순익이 전년 대비 45% 가까이 쪼그라들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4분기 이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게 된다. 당시 S&P500 기업 순익은 전년 대비 67% 위축했었다.
에너지와 재량 소비재를 중심으로 11개 전 종목에서 순익 감소가 예상된다. 특히 금융업종은 순익 감소율이 52%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순익 감소는 올해 하반기에도 계속 이어진 뒤 내년 1분기에나 반등하리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CNBC는 이번 실적이 뉴욕증시를 시험대에 올려놓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컨설팅회사 블리클리어드바이저리그룹의 피터 부크바 수석 투자전략가는 "투자자들은 실적 발표에서 나온 수치 자체보다 기업들의 코멘트에 더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특히 시장은 기술 기업의 전망에 촉각을 곤두세울 것이다. 자동차, 컴퓨터, 휴대전화에 들어가는 반도체 회사 같은 기업들 말이다. 이들은 사상 최고 수준의 주가에 걸맞은 밝은 전망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지난 한주에만 4차례나 신고가를 갈아치우는 기염을 토했다. 같은 기간 다우지수는 0.96%, S&P500지수는 1.76% 각각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