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지원금 확대에 가입유형 따른 차등 허용"... 단통법 개정안 윤곽 드러나

2020-07-11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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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지원금 확대와 가입유형 따른 차등에는 합의... 대리점 판매장려금 규제 두고 이견

민간과 학계에서 개정에 대한 요구가 끊이지 않는 단통법(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개정안의 초기 윤곽이 드러났다. 이동통신 3사 간의 경쟁을 활성화하기 위해 가입유형에 따른 공시지원금 차등 지급을 허용하고, 추가지원금 법정 한도를 상향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이통 3사는 단통법 개정으로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면 5G 전국망이나 고주파수대역(28GHz)·단독망(SA) 구축에 필요한 자금 확보에 어려움이 생기는 만큼 난색을 표하고 있다.

정부, 이통 3사, 시민단체, 전문가 등이 참여한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개선 협의회'는 10일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에서 '이동통신시장 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학술토론회'를 열고 지난 7일 협의체가 단통법 개정을 위해 논의한 내용을 공개했다.
 

[사진=강일용 기자]

염수현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연구위원은 "협의체는 경쟁 촉진, 규제 완화, 이용자 혜택 확대 등을 의제로 두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공시지원금의 합리적 차별 허용, 추가 지원금 확대, 지원금 공시 주기 단축 등의 내용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현행 단통법에선 번호이동, 신규가입, 기기변경 등 가입유형에 따른 지원금 차별을 금지하고, 이용 요금제에 따른 차등 지급만 허용하고 있다. 또한 이통 3사는 공시한 지원금을 7일간 유지해야 하고, 유통 대리점은 이통 3사의 공시지원금에서 15% 범위에 해당하는 추가 지원금을 이용자에게 지급할 수 있다. 단말기 지원금을 최대 33만원으로 제한한 '단말기 지원금 상한제'는 지난 2017년 일몰되어 폐지됐다.

염 위원은 "번호이동, 신규가입, 기기변경 등 가입유형에 따른 공시지원금의 합리적인 차등 지급을 허용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차등 범위는 번호이동이 과도하게 일어나지 않도록 합리적인 수준으로 설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협의체에 따르면, 이는 단통법 실행 이후 번호이동이 급감하고 5(SK텔레콤): 3(KT): 2(LG 유플러스) 비율이 굳어진 것을 해결하기 위함이다.

염 위원은 이어 "대리점에서 지급할 수 있는 추가지원금의 법정 한도도 현행 15%에서 상향해 유통망 자율성을 확대하고, 공시지원금 유지 기간도 3∼4일로 단축해 이통 3사 간 경쟁을 유도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협의체는 단통법이 시행된 이후에도 불법 보조금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를 이통 3사가 대리점에 지급하는 단말기 판매장려금에서 찾았다. 협의체는 불법 보조금 살포를 막기 위해 판매장려금을 공시지원금, 단말기 출고가 등과 연동하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통해 불법 보조금 살포를 최소화하고, 대신 투명하게 공개되는 공시지원금 중심의 가입자 유치 경쟁이 일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협의체는 이통 3사가 온라인 등 일부 대리점에 판매장려금을 과도하게 지급하는 것을 막기 위해 유통 채널 또는 대리점에 따른 차별을 없애는 규제를 도입할 필요성이 있다고 전했다.

반면 이통 3사는 단통법 규제 완화에 대해 "과도한 마케팅 경쟁을 유도해 통신 인프라에 대한 투자 여력을 없앨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창룡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은 "통신 업계의 자유로운 경쟁을 촉진하면서, 소비자들을 보호할 방안을 찾고 있다. 협의체의 논의 내용을 참고해 실무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 이통 3사, 시민단체, 전문가 등이 내는 목소리가 서로 다른 만큼 단통법 개정안 합의 도출은 한동안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심지어 이날 학술토론회에서조차 판매장려금 규제를 두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갈렸다.

이봉의 서울대 교수는 "판매장려금을 규제하면 고가 요금제에 공시지원금이 쏠려 이용자 간 차별이 더 심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신민수 한양대 교수도 "공시지원금에 차등을 두면 기존 가입자는 혜택을 받을 수 없고 약정 기간에 따라 단말기를 교체하는 일부 이용자에게 혜택이 집중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소비자주권시민회의 통신위원장을 맡고 있는 황동현 한성대 교수는 "대규모 도매상이나 온라인에 차별 지급되는 판매장려금에 대한 규제와 함께 중장기적으로 완전자급제나 분리공시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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