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는 29일(현지시간) 애버딘스탠다드, 애버딘스탠다드, 캐피탈그룹 등 세계적인 자산운용사들이 앞으로 투자자들의 돈이 아시아 증시로 향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시아가 코로나19 확산을 비교적 잘 억제하고 있는 데다 밸류에이션이나 추가 부양책 여력 측면에서 우위에 있다는 평가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피델리티의 캐서린 응 투자책임자는 "장기적으로 우리는 아시아로 자산이 이동하는 것을 보게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글로벌 포트폴리오는 아시아를 포함해 신흥시장에 비중축소를 유지하고 있지만 매력적인 밸류에이션과 아시아 경제와 기업들의 성장세는 자금 이동을 뒷받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과 브라질 등에서 코로나19가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지만 아시아는 코로나19 확산을 상대적으로 잘 막고 있는 지역으로 평가받는다. 때문에 아시아 국가들은 가장 빨리 경제 회복이 기대되는 지역으로 꼽힌다. 또 세계적인 경제 정상화 움직임 속에 수출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가 수혜를 받으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스티븐 왓슨 캐피탈그룹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글로벌 투자자들은 아시아 시장에 점점 더 긍정적으로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 그것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역내 많은 국가에서 효과적으로 억제되면서 경제 여파 역시 다른 지역에 비해 적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아태 지역 중앙은행들은 다른 지역에 비해 경제를 뒷받침하기 위한 통화부양 여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아시아는 다른 지역에 비해 통화 하방 압력이 비교적 약해서 통화 정책을 완화해 국내 유동성 투입을 늘리기 유리하다는 평가다.
애버딘스탠다드의 크리스티 퐁 투자 디렉터는 "지금까지 아시아 정책입안자들은 선진국 대응책의 '라이트 버전'을 따랐다고 볼 수 있다"면서 "이 지역 중앙은행들은 향후 통화 대응을 확장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낮은 밸류에이션도 투자자들을 끌어들일 요인으로 꼽힌다. MSCI 아시아·태평양 지수는 3월 저점 대비 30%가량 올랐지만 미국 증시 간판인 S&P500지수의 35% 상승률에는 미치지 못한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올해 아시아에서 1400억 달러(약 167조5300억원)를 유출했다. 또 MSCI 아태 지수 편입 기업들의 주가수익비율(PER)은 S&P500에 비해 26% 낮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은 58%나 낮다.
M&G인베스트먼트의 비카스 페르샤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장기적으로 아시아 주식은 할인 판매되고 있다"면서 "글로벌 포트폴리오에서 투자자들의 자본 재분배가 이뤄지면서 아시아에 대한 노출도는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주 레이 파리스 크레딧스위스 남아시아 부문 수석투자책임자(CIO)는 달러 약세가 아시아 신흥국으로의 자산 유입을 부채질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대만과 홍콩, 인도네시아에 비중확대를 추천하기도 했다.
다만 덮어놓고 낙관하는 목소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윌리엄 위엔 인베스코 투자 디렉터는 미국과 중국의 긴장 고조, 중국 경제의 부정적인 서프라이즈, 코로나19 재유행은 시장 불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