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와 프로야구는 개막한 지 벌써 한달이 됐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는 국내 네 번째 대회를 앞두고 있고, 한국남자프로골프(KPGA) 투어는 다음 달 2일 시즌 개막을 목전에 뒀다. 프로축구 K리그1은 12개 팀이 5경기를 소화했다. 이제 78%(17라운드)가 남았다. 프로야구 KBO 리그도 마찬가지다. 144경기 중 벌써 29경기를 소화했다. 80%(115경기)가 남았다. 먼저 시작한 양대 프로 스포츠는 코로나19 확진자 없이 순항 중이다.
KLPGA 투어는 지난달 국내 개막전인 제42회 KLPGA 챔피언십을 시작으로 시즌을 재개했다. 철통 방역을 선보였다. 미디어센터를 주차장에 두고, 선수와의 개별 접촉은 금지했다. 출입 시마다 온도를 체크하고 방명록을 작성한다. 마스크 착용과 손 세정제는 기본. 처음 접한 사람은 이중 삼중 보안에 혀를 내두른다. KLPGA의 경우 약 80페이지 분량의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이 아시아 국가들에게 워너비 아이템으로 뽑혔다. 번역(?) 요청이 수두룩했다. 안된다고 했더니 한국어를 사용하는 사람을 채용했다.
골프 이벤트와 이종격투기 대회도 열렸다. 현대카드 슈퍼매치 고진영 vs 박성현과 KPGA 스킨스 게임 2020이 성황리에 종료됐다. 두 이벤트 모두 무관중이었다. 지난달 23일 열린 ARC(아프리카TV 로드 챔피언십) 1회 대회에서는 아마추어 50경기와 프로 10경기 등 총 60경기를 소화했다. 적절한 코로나19 대응으로 누구 하나 확진된 사람은 없었다.
최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는 관중을 허용하기로 했다. PGA 투어는 메모리얼 토너먼트부터 수용 가능 인원의 20%인 8000명에 대한 수용 계획을 발표했다. LPGA 투어는 7월 열리는 대회(마라톤 클래식)에서 관중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회는 “관중 수입이 없다면 운영하기 힘들다”고 못을 박았다.
괄목할 만한 점은 미국의 코로나19 상황에 있다. 이날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만6610명 늘어난 202만6597명이고, 사망자 수는 538명 늘어난 11만3061명이다.
국내는 이태원·방문 판매 쇼크로 2·3차 웨이브를 맞았지만, 이날 확진자 수는 38명 늘어난 1만1852명이고, 사망자 수는 한 명 늘어난 274명이다. 이제 미국과의 격차는 200배가 됐다.
일본도 관중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9일 일본 프로축구 J1(1부) 리그는 다음 달 10일부터 최대 5000명의 관중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대만 프로야구(CPBL)는 최근이 한 발 더 나아갔다. 관중을 전면 개방한 것.
반면, 문화체육관광부는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박양우 장관은 지난달 5일 KBO리그 프로야구 관중에 관한 이야기를 꺼냈다. 10%를 먼저 수용하고, 점진적으로 늘려나가겠다는 계획. 그는 "KBO리그는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프로야구가 경기 내용과 방역 대응에 모범을 보이고 성공적으로 리그를 운영해 코로나19에 지친 국민들에게 위안이 되고, 우리 프로야구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질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스포츠에 있어서 입장 수익은 필수불가결한 존재다. 관중 유무에 따라 진보할 수도, 퇴보할 수도 있다. 전 세계의 이목을 끈 현 상황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점진적인 관중 수용으로 인한 스포츠 산업의 안정적인 발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