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철 장관, '5·24 조치 실효성 상실=폐기' 해석에 "어떻게 연관시킬 수 있나"

2020-05-21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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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대변인 "5·24 실효성 상실" 언급에 '폐기 검토' 해석 등장

당국자 "5·24 조치, 남북 협력에 장애물 아니라는 점이 중요하다"

북측의 천안함 폭침으로 시행된 정부의 ‘5·24 대북제재 조치’가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5·24 조치 폐기’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20일 오전 브리핑에서 5·24 조치 시행 10주년을 앞두고 정부의 입장을 묻자 “(5·24 조치는) 사실상 그 실효성이 상당 부분 상실됐다”고 답했다.

여 대변인의 발언 이후 ‘정부가 천안함 폭격에 대한 북한의 사과도 받지 않은 채 5·24 조치 폐기’를 검토하고 있다‘는 지적이 줄을 이었다. 이에 통일부는 폐기는 아니라고 반박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도 21일 정부서울청사 앞 주차장에서 열린 대한적십자사 헌혈 행사장에서 ‘5·24 조치 폐기를 검토하느냐’는 질문에 “(전날 통일부가 밝힌 입장과) 그것을 어떻게 연결시키느냐”고만 했다.

통일부 당국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5·24 조치 폐기 검토) 문제에 대해서는 현 단계에서 언급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전달하고자 하는 것은 5·24 조치가 남북 간 교류 협력이나 남북 관계의 공간을 확대하고 한반도의 실질적 평화를 진전시키는 데 장애물이 아니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5·24 조치’가 등장한 배경인 북한의 천안함 폭침에 대한 정부의 입장에 대해선 “얼만 전 대통령께서 밝힌 그대로”라며 말을 아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월 제5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천안함 폭침에 대해 “북한의 소행이라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고 밝힌 바 있다.

‘5·24 조치 실효성 상실’이라는 정부의 입장이 논란이 된 것은 ‘천안함 폭침’에 대한 북한의 사죄가 없는 상태에서 정부가 남북 협력 확대를 위해 ‘5·24 조치’를 사실상 폐기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 관계자는 “역대 정부를 거치면서 ‘5·24 조치’의 유연화와 예외조치가 거쳐왔다는 정부의 입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남북 협력 역시 사업별로 5·24 조치를 고려해 유연화 예외조치를 취할 수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관점으로 봐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2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주차장 내 대한적십자사 헌혈 차량에서 열린 ‘코로나19 극복사랑나눔 헌혈캠페인’에 동참해 헌혈하기 전 전자 문진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 관계자는 정부의 이런 입장에 대해 “남북 협력을 지지한다”면서도 “남북 협력이 반드시 북한 비핵화의 진전과 보조를 맞춰 진행되도록 우리의 동맹국인 한국과 조율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5·24 조치는 북측의 천안함 폭침 사태 약 두 달 뒤인 지난 2010년 5월 24일, 당시 이명박 정부가 발표한 남측의 대북제재 조치다. 조치 시행 이후 남북교역이 사실상 중단됐었다.

5·24 조치는 정부와 사전협의 없이 대북지원이 불가능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인도적 목적의 대북지원도 포함된다. 구체적으로 개성공단을 제외한 남북교역 전면 중단, 북한 선박의 우리 영해 및 배타적경제수역(EEZ) 향해 불허, 한국민의 방북 불허, 대북 투자 사업 보류 등이다.

그러나 이 조치는 2011년 9월 시행 당사자인 이명박 정부의 7대 종단 대표들의 방북 승인을 시작으로 유연화 조처가 확대됐고, 실효성이 대부분 상실됐다.

2013년 11월 박근혜 정부는 나진-하산 남·북·러 3각 물류 협력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문재인 정부는 2018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북측 예술단의 만경봉호 이용 방남 허용, 금강산 남북 이산가족 상봉 등 남북 교류협력 사업에 ‘5·24 조치 예외’를 적용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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