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한 고등학교에서 등교수업을 시작한 지 하루 만에 확진자가 발생했다. 앞서 정부는 등교수업 중 교내에서 확진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으나, 등교 첫날부터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21일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수성구 대구농업마이스터고 기숙사에 입소한 고3 학생 한 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경북 구미가 집인 이 학생은 19일 오후 기숙사에 입소한 뒤 실시한 검체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학교는 해당 학생을 포함한 기숙사생 17명을 격리조치하고 나머지 3학년 학생 94명은 귀가 조치했다. 학교 시설은 이틀 동안 폐쇄돼 방역을 진행하는 한편 수업은 온라인으로 전환키로 했다.
서울 양천구에서는 초등학교 3곳 이상이 27일로 예정된 1∼2학년 학생들의 등교 연기를 검토 중이다. 전날 양천구 신월동에 있는 은혜교회 관계자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앞서 등교 첫날인 20일 경기 안성 지역에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20대 남성의 동선이 완전히 파악되지 않아 경기도교육청은 안성 지역 9개 고등학교에 대해 등교 중지를 결정했다. 경기 인천에서 이태원 클럽 발 ‘N차 감염’으로 고3학생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이 지역 고등학교 절반 이상이 등교수업을 취소했다. 이태원 클럽 관련 코로나19 확진자는 이날 정오 기준 전날 대비 10명 늘어 총 206명으로 집계됐다. 추가된 확진자는 모두 가족·지인·동료 등 확진자와 접촉한 후 감염된 N차 감염자다. 직접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확진자수는 95명, N차 감염자는 111명이다.
또 경기 안양시에선 일본식 술집인 ‘자쿠와’ 음식점 방문자들이 잇따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이 음식점이 제2의 이태원 클럽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안양시에 따르면 현재까지 확진자와 관련 있다고 신고한 주민이 1000여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180명이 현재까지 검사를 받았고,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정부는 현 등교체제를 이어갈 방침이다. 다수 전문가 역시 등교를 전면 중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전병율 차의과학대 보건산업대학원장(전 질병관리본부장)은 “확진자 발생으로 학교 전체를 폐쇄하는 것은 등교수업을 안 하느니만 못하다”며 “확진자가 머문 일부분만 폐쇄하도록 해야 감염병과 등교 수업이 같이 갈 수 있다. 결국엔 학교와 지역 내 조사‧대응팀이 빠르게 파견되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이날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등교수업에는 변함이 없다고 설명하며, “학생과 교직원들은 하굣길 감염 위험이 높은 노래방이나 PC방 등 다중이용시설 방문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방역당국은 올해 독감이 대유행할 가능성도 높다고 보고, 독감 무료예방접종 대상을 고3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권 부본부장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예측한 독감 바이러스의 아형, 즉 형태 자체가 작년 유행했던 바이러스와 많이 달라져 올해에는 독감 자체가 유행할 가능성이 높다”며 “하지만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독감예방접종의 접종률 자체가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중학교 2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고연령층에서는 60세에서 64세까지 독감 무료예방접종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관계 기관과 협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