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김 사무총장은 18일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주최한 '바이오코리아 2020‘ 온라인 행사에서 특별 기조연설을 통해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한 글로벌 협력’에 대해 발표했다.
김 사무총장은 “코로나19로 우리는 7번째 팬데믹(전세계대유행)을 경험하고 있는데, 이전의 팬데믹이었던 스페인 독감은 1918년부터 1년간 전세계 수백만 명을 죽였다”며 “코로나19가 대한민국에서 초기 승리한 것처럼 보이지만 최근 이태원 집단감염과 같은 유행은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때문에 백신개발이 참 중요한데, 실험실에서 시작해 전임상단계와 1~3상 임상단계를 거쳐 미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거치는 동안 백신개발이 실패할 확률은 93%에 이른다”며 “5~15억 달러(한화 약6160억원~1조8500억원)를 들여 어렵게 개발하고도 실패율이 93%에 이르니 제약사에게는 백신개발 위험이 크다”고 부연했다.
김 사무총장은 “결국 유행 감염병 백신 개발에는 투자 단체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미국의 빌&멜린다게이츠재단과 유럽의 웰컴트러스트 등을 포함해 전세계 국가들로부터 10억 달러 이상의 기금을 받아 2017년 1월 전염병예방혁신연합(CEPI)이 출범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CEPI에서는 앞서 알려지지 않은 전염병X에 대해 대비하고 있었는데, 1월 중순 중국에서 코로나19 유전자 배열을 발표했을 때 이것이 전염병X와 일치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이후 백신 임상시험에 대한 제안서가 발표됐고, 현재 CEPI는 미국의 모더나와 이노비오 기업과 유럽의 큐어백, 퀸즐랜드 대학 등 4곳에 지원을 실시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임상2상을 진행 중인 곳도 있어 말 그대로 4개월만에 '무'에서 '유'를 창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전세계에서 코로나19 백신개발 연구에 착수한 건수는 100개 이상이며, 여기서 임상시험에 진입한 연구는 8건이다.
김 사무총장은 “보통 백신개발은 5~10년이 걸리지만 코로나19처럼 특별한 상황에서는 6~18개월 내로 목표를 세운다”며 “임상시험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서는 각국의 규제당국이 기업 대상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DNA 백신 플랫폼을 보유한 미국의 바이오기업 이노비오는 이전에 동물실험이나 코로나19 외의 다른 질병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실시한 백신을 보유하고 있다.
김 사무총장은 “이노비오백신은 앞서 메르스와 지카에 쓴 적이 있었는데, 여기서 안전성에 대한 데이터가 증명돼 미 식품의약국(FDA)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서는 임상시험 전단계인 동물독성시험단계를 면제해준 바 있다”며 “이는 수개월의 기간을 단축시킨 사례로, 규제당국이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면 진행이 빨라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