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어진 업무에 대한 사명감으로 국회와 정부, 민간단체를 열심히 뛰어 다닌 결과, 최 이사장은 남아프리카공화국 대사로 가게 됐다. 이후 재단이 출범하면서 초대 이사장에까지 올랐다.
그 역시 처음에는 아프리카에 대한 인식이 여느 다른 사람들과 비슷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 갔을 때 놀람과 감동의 연속이었다고 했다.
남아공 대사로 일하면서 레소토, 보츠와나, 스와질랜드, 마다가스카르 대사를 겸임하면서 각국의 상황들을 보고 많은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그는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아프리카 속담을 언급, “공동체 정신을 바탕으로 하는 문화가 아직까지 많이 남아 있는데 한국 사회로 보면 두레, 품앗이와 같은 상부상조의 문화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와 또 아프리카 나라마다 결은 다르지만, 식민지 역사를 공유하고 있다는 점도 정서적인 측면에서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했다. 한국전쟁 당시 아프리카 독립국은 4개국에 불과했으나, 오늘날에는 55개국 모두 독립국으로 됐다.
최 이사장은 “2020년은 아프리카에 의미가 있는 한 해”라며 “1960년 나이지리아·카메룬·콩고·세네갈 등 17개 나라가 독립하면서 ‘아프리카의 해’가 됐고 올해는 60주년이 됐다”고 소개했다.
다만 그는 올해 사상 초유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면서 아프리카 주간, 아프리카 카페 등 일부 사업 추진이 지연되는 점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최 이사장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보건 및 의료산업 협력 강화를 제안했다. 정부가 추진하려고 하는 남북 보건 협력의 ‘테스트 베드’로 아프리카를 지정하자는 취지다. 정체 상태인 북한과의 보건 협력을 아프리카에 먼저 ‘시도’해보자는 것이다.
최 이사장은 “최근 아프리카 국가들에 진단키트, 의약품 지원 등이 잇따르고 있다”면서 “향후 한국과 아프리카 간 관련 분야 정부기관 및 기업들을 포함한 경제 교류 확대를 위한 가교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최 이사장은 “유럽을 하나의 국가로 보지 않지만, 아프리카라고 하면 하나의 나라로 여전히 보는 사람들도 많다”면서 “교육 사업 등 꾸준한 인식 개선을 통해 더 가깝게 지내야 한다”고 말했다.
주한아프리카 유학생의 경우 지난해 교육부 통계 기준으로 51개국 2670명이 한국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 재단은 국내 아프리카 유학생 석·박사 워크숍, 아프리카 창업아이디어대회 및 한-아프리카 청년포럼 개최 등을 통해 한국 청년들과의 교류 확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재단은 한국 청년 대상으로도 관련 사업을 진행 중이다. 최 이사장은 “아프리카 지역에 대한 종합적 이해와 아프리카 측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벤처투자자 등과의 교류를 바탕으로 아프리카 관련 유망사업 아이템에 관한 창의적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려고 한다”면서 “아프리카 창업아이디어 대회를 통해 실질적인 창업이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최연호 한·아프리카재단 이사장 프로필
△1957년 김제 출생 △덕수상고 △고려대 영문학과 △미국 일리노이대 정책경제학 석사 수료 △외무고시 제17회 △주벨기에 유럽연합(EU)대표부 참사관 △외교부 통상홍보기획관·조정기획관 △주밴쿠버총영사 △아프리카미래전략센터 준비기획단장 △주남아프리카공화국대사 △초대 한·아프리카재단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