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전쟁 나날이 치열 …"개발하는 국가가 세계를 지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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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ㆍ중국 선두에…"외교ㆍ경제적 영향력 강화할 것"

한국 정부 개발 의지에도 불구하고 국외비해선 더뎌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통상 백신 개발은 5~10년이 걸린다. 다만 전 세계가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코로나19 백신 개발 시기는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가장 선두에 선 두 나라는 미국과 중국이다. 양국은 막대한 재원과 연구 인력을 쏟으며 총력전에 나섰다. 개발에 성공만 한다면 전 세계적으로 경제·외교적 영향력을 단박에 키울 수 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백신 전쟁이 향후 국제질서 재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한다. 

◆내년 1월에 백신 내놓겠다는 미국··· 인민해방군까지 동원한 중국

5일 세계보건기구(WHO)는 현재 90여개의 백신 후보 물질 중 7개가 임상시험 단계에 돌입한 것으로 추정한다. 국가별로는 △중국 3개(캉시눠·군사의학연구원, 중베이징커싱(시노백), 우한생물제품연구소) △영국 1개(옥스퍼드대) △미국 2개(모더나, 이노비오) △범유럽 1개(화이자·독일 바이오엔텍·상하이 푸싱 파마) 등이다.

미국국립보건원(NIH)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1161건의 코로나19 관련 임상연구가 이뤄지고 있으며, 치료제·백신 등과 관련한 약물 시험은 504건이다. NIH와 미국 연방정부의 후원을 받은 12건의 연구를 포함해 131건이 미국에서 진행 중이다. 백신과 관련한 임상시험은 총 49건이다. 미국에선 8건이 진행 중이며, 이 중 모더나의 백신과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렘데시비르 관련 연구 2건이 NIH와 연방정부의 후원을 받고 있다.

이른바 '초고속(Warp Speed) 작전'을 수립한 미국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간을 8개월 앞당겨 내년 1월까지 3억명에게 백신을 제공할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간) 워싱턴 링컨기념관에서 폭스뉴스와 타운홀미팅을 갖고 “올해 말 코로나19 백신이 나올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 역시 지난달 말 내년 1월까지 수억개의 백신 생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미국은 중국에 대한 경계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전 국방부 관료이자 조지타운대 교수인 매튜 크로니그는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백신을 통해 영향력을 확대하고 미국을 압박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미국 역시 지난 4일 유럽연합(EU)이 주재한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을 위한 자금지원 행사에 불참해 국제협력 의지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의 아내 멀린다 게이츠 ‘빌&멀린다게이츠 재단’ 이사장은 “백신을 사용할 수 있게 되더라도 최악의 상황은 미국이 최고액 입찰자가 되는 건데, 세계엔 끔찍한 일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은 14억 인구와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마스크 전쟁에 이어 백신 전쟁에서도 물량공세를 펼치고 있다. 

중국에서 개발해 임상시험에 들어간 코로나 백신 3종은 모두 2차 임상시험에 돌입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나서서 '백신 개발에 속도를 내라'고 주문한 이후 국유기업, 벤처기업, 연구소, 인민해방군까지 나서서 백신 개발에 뛰어든 결과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은 백신 연구에 인민해방군 연구진 등 1000여명의 과학자들이 투입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국내 백신 개발 미·중 등에 비해 속도 더뎌 

국내도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는 있으나 속도는 다른 국가에 비해 더딘 편이다. 지난달 초 문재인 대통령은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한국파스퇴르연구소를 방문한 뒤 “백신‧치료제 개발은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라며 "코로나19 백신 개발 등에 2100억원을 투자하고 신종 바이러스 연구소 설립을 시작으로 치료제와 백신 산업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한국파스퇴르연구소와 SK바이오사이언스, GC녹십자, 보령바이오파마, 제넥신, 스마젠, 지플러스생명과학 등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나섰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로 동물 효력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유전자 재조합기술을 이용해 제작한 항원(인체에 투여해 면역력을 위한 항체를 형성하게 하는 물질)을 여러 형태의 단백질 배양과 정제 플랫폼을 거쳐 백신 후보물질로 확보했다.

GC녹십자는 질병관리본부 코로나19 국책과제 공모를 통해 백신 개발에 나섰다. 코로나 바이러스 표면에 생기는 단백질 중 후보물질을 발굴해 유전자 재조합 기술로 생산하는 ‘서브유닛 방식’을 추진 중으로, 아직 후보물질 발굴 단계에 머물고 있다.

제넥신은 제넨바이오·한국과학기술원(KAIST)·포항공대(포스텍)와 함께 7월 임상 개시를 목표로 DNA 백신을 개발 중이며, 보령바이오파마는 해외 제휴사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1상을 완료한 백신을 이용해 코로나19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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