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종료를 앞두고 레버리지 원유 선물ETN(상장지수증권)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부풀대로 부푼 괴리율 때문에 거래가 재개되도 다시 매매정지 가능성이 높다. 잦은 롤오버로 손실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신한·NH투자증권·미래에셋 등 주요 증권사들의 레버리지 원유 선물ETN 상품의 거래가 오는 6일부터 재개될 예정이다. 거래소는 지난달 28일 이들 종목에 대해 3거래일간 거래를 정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미 한 차례 거래정지를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괴리율이 치솟자 내린 '고육지책'이었다.
앞서 거래소는 괴리율이 20%가 넘어가는 종목에 대해 1거래일 간 단일가매매를 시행하고, 이 상태에서도 괴리율이 30% 이상을 유지하면 3거래일간 거래를 정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6일 이후에도 이들 레버리지 원유 선물ETN 4종은 높은 괴리율로 거래 정지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28일 장에서 하한가를 한번 기록했던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의 경우, 4일 장 마감 시점에서 종가가 310원, 지표가치(IV)는 105.20원이었다. 레버리지 ETN의 상·하한가 범위가 일반 주식보다 두 배(-60~60%)인 점을 고려하면, 재차 하한가를 맞아도 여전히 124원으로 IV보다 크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원유선물을 추종하는 ETN이나 원유선물을 직접 담은 ETF보다는 원유 가격과 연동되는 기업의 주식을 편입한 ETF(상장지수펀드)를 투자하라는 조언이 나온다. 괴리율 해소가 쉽지 않은 만큼 유가 반등을 기대한다면 원유 탐사나 생산, 혹은 정제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낫다는 분석이다.
이에 더해 선물 계약의 롤오버(선물 교체)에 수반되는 비용도 최근엔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증권사나 자산운용사들은 기존 선물 계약 만기가 다가오면 보다 만기가 먼 계약으로 교체하는 롤오버(선물 교체)를 시행한다. 이 과정에서 만기가 먼 달의 선물 가격이 비싼 콘탱고 상황이라면 가격 오차와 계약 보유 수량 감소 등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최근엔 기초지수를 산출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측에서 지수 구성 방식을 바꾸고 있어 롤오버 비용도 평소보다 큰 상황이다. S&P는 지난 1일 7월물로 구성됐던 기초지수 구성종목을 오는 7일부터 13일까지 5영업일 간 8월물로 롤오버한다고 밝혔다. S&P는 앞서 지난달 28일에도 6월물을 담았던 기초지수 구성을 7월물로 변경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공원배 KB증권 연구원은 "롤오버 비용과 이에 따른 순자산가치(NAV) 감소로 중장기 원유 선물에 투자하게 되면 수익률이 기초지수의 등락률보다 낮을 가능성이 높다"며 "점진적인 유가 상승을 가정한다면 원유 생산과 관련된 기업에 투자하는 ETF 투자가 유효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