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건강이상설에 휩싸였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일 만에 공개 석상에 등장하자 그간 크게 올랐던 방산주들이 급락세로 돌아섰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일 방위산업 대장주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거래일 대비 2550원(9.48%) 하락한 2만4350원에 마감했다. 한국항공우주, LIG넥스원은 전거래일 대비 각각 7.02%, 8.05% 하락했다. 상대적으로 시총이 작은 빅텍, 스페코 등의 하락세는 더 거셌다. 이들 종목은 이날에만 각각 19.19%, 21.03%나 급락했다.
김 위원장 건강 이상설 이슈에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의 상승 폭이 더 컸다. 이달 초 2000원대 초반에 머물던 빅텍 주가는 지난달 28일 종가가 4095원으로 두 배가량 급등했고 같은 달 29일에는 장중 4850원까지 상승하며 52주 신고가를 세우기도 했다. 스페코 역시 지난달 초 2355원이던 주가가 28일에 5770원까지 치솟으며 두 배 이상 상승했다.
다만 김 위원장이 지난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평상시처럼 참석한 모습이 북한 노동신문을 통해 공개되자 방위산업체 주가는 고꾸라졌다.
반면 남북경협주는 김 위원장의 공식 행보 재개로 소폭 상승했다. 남북협력 재개에 대한 기대감으로 풀이된다. 아난티(1.0%) 용평리조트(1.6%), 대아티아이(1.41%), 신원(1.21%) 등은 상승세를 보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 등 불분명한 '카더라 뉴스'를 통해 주식을 매입하는 건 위험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정부 차원에서도 건강이상설에 대해 근거 없는 소문이라고 일축했는데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많이 몰린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실 방산업체의 경우 코로나19 민감도가 덜한 종목이어서 김 위원장의 건강 이슈로 인한 접근보다는 장기적 관점이나 실적 위주의 접근이 더 바람직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그는 "몇 년째 북한이 미사일을 쏘거나 '카더라 뉴스'가 번지면 방산주나 경협주가 테마주로 등장한다"며 "단기 이슈에 달려들면 개인 투자자들만 고점에 물리게 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실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대형 방산업체의 올해 실적 전망은 양호한 편이다. 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우 방산 수출 증가와 자회사들의 M&A 효과로 인해 2분기 이후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며 "올해 매출액은 5조4834억원, 영업이익 1837억원으로 전년도보다 4.2%, 11.2% 각각 상승해 사상 최대 매출액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진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IG넥스원의 경우 순수 방산 기업으로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영향이 제한적이고, 업체 특성상 높은 수준의 보안 및 방역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어 안정적인 성장을 기대한다"며 "또한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위협이 확대됨에 따라 당사 개발의 미사일 도입 시기가 단축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