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위협하던 공유숙박, 벼랑 끝에 서다
주거지 일부 혹은 빈집을 타인에게 빌려주는 신개념 숙박 서비스 '공유숙박'은 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기 전까지만 해도 전 세계 젊은 세대 사이에서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좀더 저렴한 가격에 숙소를 구할 수 있는 것은 물론, 현지인과 교류하면서 지역 문화까지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은 젊은 여행객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집주인 입장에서도 나쁠 것이 없었다. 집의 여유 공간을 여행자에게 공유하며 수익까지 낼 수 있는 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는 모든 것을 뒤바꿔놓았다.
우선 하늘길이 막히면서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여행자 수가 급감하며 공유숙박업은 위기에 봉착했다. 여기에 '위생 관리' 문제는 공유숙박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공유숙박 특성 상 남이 쓰던 공간이나 물품을 공유해야 하는 부분이 치명상을 입힌 것이다. 위생 관리 관련 인증 제도도 마땅치 않다.
◆"위생 안심돼" 호텔 예약률은 '회복세'
반면 호텔 예약률은 회복하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달 말일부터 시작된 황금연휴 기간 국내 주요 호텔과 리조트 예약률은 95%를 웃돌았다.
사회적 거리 두기에서 생활 방역으로 정부 지침이 완화하면 여행 수요는 더 늘어나기 시작, 코로나19 종식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추세대로라면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할 숙박시설은 '호텔'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행자들은 "호텔은 공유숙박업보다 비싸지만 위생 관리가 철저하게 이뤄지고 있고, 코로나19로 인한 방역 조치 등을 재빠르게 실시했다는 점이 신뢰감을 주고 있다.
대부분 호텔들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엄격한 사전 방역 체계를 적용한 청정 시스템을 도입했고, '드라이브 스루'와 '투고 메뉴', '룸서비스' 등을 선보이며 고객몰이 중이다. 여기에 하루 1회 이상 방역과 소독작업을 하고 있는 점도 여행자들에게는 안심이 된다.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은 '글로벌 청결 위원회'를 개설, 전문가들의 과학적 조언을 통해 수준 높은 청결도를 설정할 계획이다. 호텔 전체의 표면을 소독하기 위해 병원 등급 소독제를 사용하는 정전기 분무기를 포함해 향상된 기술을 도입할 예정이다.
호텔업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공유숙박업에 대한 청소 기준을 표준화한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며 "여행객들은 위생과 안전이 보장된 호텔을 더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유숙박업, 체험 프로그램·장기숙박으로 위기 극복 노력
공유숙박업을 선보이는 여행 예약 플랫폼들도 위기 극복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 코로나19 위기 동안 플랫폼을 '장기 체류 서비스'에 집중하는가 하면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고객 유치에 주력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예약이 대거 취소되는 사태를 맞은 에어비앤비는 실버레이크·식스스트리트파트너스 등 사모펀드로부터 자금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를 수혈했다. 차입금 조달을 통해 글로벌 호스트들에게 재정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에어비앤비는 한 달 이상 체류할 수 있는 '장기 숙박' 숙소를 다양화하기 시작했다. 에어비앤비 관계자는 "유학생과 장기 출장자를 위한 장기숙박 서비스에 보다 집중할 계획"임을 밝혔다.
세계 곳곳의 호스트가 온라인 클래스를 열고 화상 통화 서비스를 활용해 게스트들이 그곳에 모인 것처럼 가상 체험을 제공하는 신규 상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대응 차원에서 예약과 예약 사이에 24시간 이상 대기시간을 두도록 한 '청결 강화 프로그램'도 시행하는 등 위기 극복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