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실험실의 지도교수는 "초록을 작성하기 전에 과제를 부여해 그 결과를 이메일로 받았다"라고 진술했고, 조교이자 논문의 제1저자는 '조씨가 초록을 만들 때에는 참여한 것을 보지 못했으나, 포스터를 작성하기 전에는 수조의 물갈이를 하는 등의 방식으로 참여했다'고 증언했다,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임정엽 부장판사)심리로 열린 재판에는 '연구논문 초록 제3저자' 의혹과 관련해 당시 논문의 제1저자인 최모씨와 담당교수 김모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검찰은 지난 2009년 일본 조류학회에 발표된 논문 포스터와 초록 등에 조씨가 저자로 이름을 올린 것이 허위라고 보고 있다. 또 당시 공주대가 발급해준 '체험활동확인서'도 허위라며 가짜 서류를 입시에 활용했다고 공소장에 기재했다.
우선, 당시 담당교수였던 김모 교수는 '논문초록을 작성하기 전에 조씨에게 과제를 내줬고 조씨가 그에 대해 결과물을 제출했다'면서 논문과 실험에 참여했다고 증언했다.
김 교수는 "제가 남아있는 이메일, 압수수색 목록을 찾아보니 최소한 2008년 8월쯤 제가 내준 숙제에 대해 조씨가 대답을 해서 숙제를 보내서 받은 이메일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초록의 제3저자로 등재한 부분에 대해서는 "참여한 정도에 비해 과도한 것"이라고 인정했다. 체험활동 확인서 내용에 대해서도 "정 교수의 부탁을 받고 지나치게 잘 써줬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에 앞서 증언대에 선 해당논문 제 1저자인 최모씨도 낮은 수준이기는 하지만 조씨의 참여가 있었다고 말했다. 최씨는 "당시 조씨가 무슨 일을 했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실험에 필요한 샘플(홍조식물)의 바닷물을 갈아주고 개체를 옮기는 일을 도와줬다"고 말했다.
아울러 조씨의 일이 중요한 업무는 아니라도 단순하고 간단한 작업으로 보기는 힘들며 어느 정도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샘플 배양 작업'의 일환이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최씨는 "전문적으로 설명하게 되면 검사님들께서도 이해하기 어려울 것 같아서 이해하기 쉬운 방법으로 설명하다보니 '물갈이'라고 말씀드렸다"면서 '기여도의 낮기는 하지만 체험활동을 안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증언했다.
최씨에 따르면 '물갈이'는 멸균된 해수를 필터로 걸러낸 뒤 수조에 채우는 것으로 그 과정에서 배양 중인 샘플(홍조류)가 유실되거나 손상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작업이다.
또, 일본에서 열린 학술대회와 관련해서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면서도 "(조씨가) 전체적인 문맥은 아니지만 한두 단어를 알려주는 식으로 학술대회 참가자들과의 대화를 도왔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씨는 이날 증언에서 민감한 질문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라고 대답하는 등 말을 아꼈다. 특히 조씨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가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대부분 모른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