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35층 룰'에 대한 과감한 결단 필요"

2020-04-21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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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수 송파구청장 인터뷰..."도시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접근해야"

"서울시가 국제경쟁력을 갖춘 도시로 성장하는 데 '한강변 스카이라인' 조성은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다. 지금이 '35층룰'에 대한 과감한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박성수 송파구청장이 최근 송파구청에서 아주경제신문과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박성수 송파구청장은 최근 서울 송파구청에서 진행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서울시의 한강변 아파트 35층 규제에 대한 의미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이제는 바꿀 때가 됐다"면서 "송파구에는 노후한 아파트들이 많은데 이를 방치해 두는 것보다 새로운 건축으로 만들어 도시경관을 조성하는 게 경쟁력 확보에도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에 따라서는 35층뿐 아니라 70층, 80층도 얼마든지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다행히 서울시도 (이러한 방안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들었다. 송파구, 특히 잠실에는 노후한 아파트 단지가 많은 만큼 앞으로 관련 문제를 시와 협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송파구는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만들어진 계획도시다. 30년 이상 된 노후 아파트가 많아 재건축·재개발 현안이 많다는 의미다. 현재 구에는 잠실주공5단지, 장미아파트, 진주아파트, 잠실 미성·크로바 등을 포함해 공동주택 33개, 단독주택 1개 등 34개 단지에서 재건축이 추진 중이다. 그러나 주요 아파트단지 대부분이 한강변과 맞물려 있고, 송파구가 강남3구로 엮여 투기지구로 지정되다보니 서울시, 정부 등과의 협상이 쉽지 않다.

박 구청장은 "1978년에 지어진 잠실주공 5단지의 경우 녹슨 물이 나오는 등 아파트 건물 노후화가 심각해 주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충분한 의견수렴 없이 재건축 인허가 절차가 지연되고 있어 불만이 누적되고 있다"면서 "구청장 입장에서는 주민들의 가장 큰 관심사인 재건축 사업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재산권과 이익을 대변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잠실 노후 아파트 단지 재건축과 관련해 구민들의 의견이 서울시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갈등 중재자, 조정자 역할을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했다.

◆성동구치소 부지 개발문제·송파둘레길 조성에 집중···송파의 '미래 먹거리' 찾을 것
 
박 구청장은 올해 송파구의 핵심 과제로 일자리·문화 및 여가·도시개발 등을 꼽았다. 코로나19로 인한 청년실업 및 사회적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을 돕고, 송파둘레길을 조성해 지역민들의 건강한 문화·여가 인프라를 구축하며, 잠실 마이스(MICE·국제회의, 전시 등) 거점단지 조성, 성동구치소 개발 등 도시개발 정책을 챙기는 데 집중하겠다는 설명이다.

박 구청장은 "현재 송파구의 미래 지도를 바꿀 대규모 개발사업이 다양하게 추진 중"이라면서 "특히 성동구치소 부지 개발과 관련해 지역주민 의견 수렴에 집중하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지난 40년간 성동구치소로 인해 가장 큰 불편을 겪은 것은 주민들인데 이들의 의견을 무시하는 개발은 있을 수 없다"면서 "주민이 원하는 개발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성동구치소 개발 사업은 기존 구치소 용지에 신혼희망타운 700가구와 민간분양 600가구를 합쳐 총 1300가구의 주거타운을 짓는 사업이다. 업무시설과 창업공간, 문화체육 복합시설 등도 들어선다. 그러나 구치소 담장과 감시탑 등 일부 흔적 존치, 학급부족에 따른 학교 설립 갈등, 마트 등 편의시설 부족 문제 등으로 주민과 서울시가 갈등을 빚고 있다.

박 구청장은 "최근 구에서 설문조사를 해보니 주민들이 이 부지에 문화, 체육, 대형마트 등의 복합문화시설을 원한다는 의견이 나와 이를 서울시와 SH(서울주택도시공사)에 적극 전달했다"면서 "앞으로 개발추진과정에서 주민을 위한 시설이 반영되도록 서울시와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방이2동 노후공공청사 복합개발은 구가 주도적으로 추진해 소기의 성과를 이뤘다. 박 구청장은 "최근 몇년 사이에 롯데월드타워 완공, 지하철 9호선 개통 등으로 주민들이 늘면서 1991년 준공된 방이2동 주민센터의 개발 필요성이 커졌다"면서 "지난해 국토교통부의 노후공공청사 복합개발사업을 유치해 사업 추진의 토대를 마련한 것은 큰 성과"라고 말했다.

구는 지난해 10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사업공동시행 기본협약을 체결하고, 오는 2023년까지 방이2동 52번지 일대에 지하3~지상22층 규모의 복합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 복합시설에는 주민센터, 복지관, 공원, 주차장 등이 들어선다.

박 구청장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이전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그는 "한예종 이전의 최종 결정은 문화체육관광부가 하는 것이라 구청장의 영역이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한예종 이전지는 학교의 국제적 위상, 학교의 장기 발전성과 학생들의 학습권, 통학권, 생활권, 문화예술 인프라 등 다양한 영역이 반영돼야 하는데 송파구는 이 모든 조건을 갖춘 최적의 장소"라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송파구는 지하철 2·5·8·9호선과 잠실광역환승센터 등을 갖춘 교통의 요충지인 동시에 한성백제의 다양한 역사문화재와 롯데콘서트홀, 우리금융아트홀, K팝공연장 등 지역에서 활용할 수 있는 문화예술 인프라가 다양하다"면서 "한예종 학생과 교직원 대다수가 서울 시내로 캠퍼스 이전을 강력히 희망하고 있고, 구 역시 한예종 유치를 위해 행정적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성수 송파구청장이 코로나19 극복 노력에 대한 중간평가를 해달라는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착한임대료, 랜선 벚꽃놀이 등 코로나19에 선제적 대응···"구민의 '삶의 질' 개선이 내 존재 이유"

송파구는 코로나19 사태에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선제적으로 대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부와 서울시의 권고에 따라 지역사회 감염을 막기 위해 종교시설·PC방·노래방·체육시설·유흥업소 등의 현장점검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달 초에는 석촌호수를 전면 폐쇄하고 온라인 벚꽃놀이로 축제를 대체했다.

착한임대인 운동 확산에도 앞장서고 있다. 구에 따르면 현재까지 임대료 인하 사례는 328건으로, 총 7억7300만원의 임대료가 절감됐다. 중소기업 대출금리도 코로나19 초기부터 1.5%로 인하했고, 28억원의 긴급추경을 편성해 기존 융자를 받는 기업에 최대 1년까지 융자금 상환 유예도 실시했다. 다음달부터는 소비심리 회복을 위해 송파사랑상품권의 2차 발행을 준비 중이다.

박 구청장은 "휴업에 동참해준 소상공인, 벚꽃축제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진행한 온라인 축제에 호응해준 시민들, 자발적으로 임대료를 인하해준 임대인들 모두 코로나19 저지에 앞장선 주인공"이라며 "아직 안심할 상황은 아니지만 구민 모두가 힘을 모으면 불가능한 것은 없다는 걸 이번 사태를 체감하며 절절히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부터는 지역경제 회복을 위한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구민의 일상을 되찾을 것"이라면서 "일자리 창출을 통해 고용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실직자들의 소득을 지원하기 위한 '소상공인 무급휴직 고용유지 지원금'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쉬웠던 점으로는 해외 입국자들의 코로나19 진단을 위한 잠실종합운동장 워크스루 설치 논란을 꼽았다. 박 구청장은 "해외입국자 대부분이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에 집중됐기 때문에 내린 결정인데 구민들의 심한 반발을 샀다"면서 "여론을 반영해 당초 계획됐던 이용대상을 해외입국 모든 서울시민이 아닌 송파구민으로 제한했고, 진료소도 기존 10개에서 2개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박 구청장은 1964년생으로 서울대 법대를 나와 1991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실 법무행정관, 청와대 법무비서관 등을 지냈다. 문재인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이던 2015년에는 당에서 법률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송파구청장 당선 직전까지는 더불어민주당 송파갑 지역위원장 등을 지내며 지역살림을 챙겼다. 실패를 몰랐던 그에게 2012년·2016년 두 번의 총선 실패 경험은 뼈아픈 자산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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