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영 칼럼] 코로나 돈풀기 부메랑 피할려면 규제 철폐로 기업환경 개선해야

2020-04-19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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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영 고려대 융합경영학부 교수]



전세계의 관심속에 실시한 21대 국회의원 선거도 잘 치렀다. 우려했던 것보다 시민의식이 빛이 났다. 마스크와 비닐장갑 등으로 무장하고, 사회적 거리를 위해 예전에 없던 긴 줄 속에서도 불평하는 사람도 없었다. 요즘처럼 우리나라가 자랑스러웠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코로나 속에 남아 있는 불안은 여전히 존재한다.

그 첫번째는 경제회복에 대한 불안감이다. IMF가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1.2%로 전망하였다. 이는 우리가 IMF를 겪었던 1998년 이후 22년만의 역성장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통계청이 제시한 ‘2020년 2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전월대비 성장한 것은 반도체와 금융·보험 밖에 없다. 자동차부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자 생산 차질이 발생하였다.

결과적으로 자동차는 27.8%, 기계장비 -5.9% 감소가 나타났다. 사람들이 밖에 나오질 않으니, 음식점 및 주점업, 숙박업 모두 큰 폭의 감소(18.1%)하는 등 서비스업은 전체 3.5%가 줄었다. 기업 역시 설비투자를 4.8% 줄이니, 소비 역시 6%가 줄어들었다. 갑자기 따뜻해진 날씨로 동절기 의류 판매가 감소(-17.7%)하였고, 승용차 등 내구재(-7.5%), 화장품 등 비내구재(-0.6%) 판매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전세계적 코로나로 인한 경제침체가 예상되면서 우리나라의 경제회복에 대한 불안감은 더욱 높아졌다.

두번째는 자라나는 아이들의 건강에 대한 불안감이다. 반도체 산업의 성장 이면에는, 서버용 D램 판매 확대가 있다. 서버용 D램의 확대는 학생들의 ‘랜선개학’으로 인한 서버 증설과 연결되어 있다. 초유의 온라인 개학은 우리의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활기차게 뛰어놀아야 할 시간에 컴퓨터 화면 속만 응시하게 만들었다. 이처럼 서로에게 익숙하지 않은 온라인 개학은 많은 잡음과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다. 학생은 학생들 대로, 선생님은 선생님대로, 학부모는 학부모대로 각자의 고민과 불만이 있다. 교육부 장관의 이야기처럼 아무도 가 보지 않은 길이고, 새로운 도전이며, 우리 교육이 변화하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에 동감한다.

하지만, 중고등생이 있는 집 앞에는 ‘벨을 누르지 말라’는 문구가 붙어 있고, 밖에서 뛰놀지 못하는 아이들과 컴퓨터 화면으로 인한 자세불량, 눈의 피로감 등은 청소년 건강관리에 전에 없던 경고를 하고 있다. 우리의 미래들에게 위기가 닥치고 있다는 점은 속상할 일이다.

세번째는 재난기본소득에 대한 우려이다. 코로나 사태로 가계 생활은 여전히 어렵다. 경기도의 경우 재난기본소득 신청을 받았는데 하루도 되지 않아 신청자가 83만 명에 달했다는 점은 경제적 어려움의 수준이 상상 이상으로 빠르게 나타나고 있음을 방증한다. 정부는 재난지원금이라는 명목으로 소득 하위 70% 가구에 100만원(4인 가족)을 지급하기로 했지만, 여야 모두 총선을 앞두고 한 목소리로 지원금 지급 범위를 전체 국민으로 확대하자고 주장하였다. 당장 우리 곳간을 생각해 봐야 하는 기획재정부는 난감할 수 있는 상황이다.

선거 과정에서 나타난 선심성 공약에 대해 검증을 해볼 새도 없이 선거를 마치자 마자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국민 전체로 확대하자 주장하고 있다. 전부터 계속 이야기하지만, 필요한 곳에 신속한 집행이 우선시 되어야한다. 하지만, 지금 당장 필요한 곳에 긴급자금을 지원하는 것과 선심성으로 나라의 곳간을 여는 것은 다른 문제이다. 재난지원금은 긴급상황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결국 그 곳간은 나와 내 자녀들이 다시 채워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아직 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라는 터널 속에 있는 것 같아 여전히 불안하다. 불안한 생각만 하니 몸도 마음도 움츠려 든다. 생각을 바꿔 이 터널을 다 빠져나왔을 때의 모습과 변화를 상상해보자. 본래, 사회, 경제적으로 평온한 시기에는 혁신이 일어나기 힘들다. 위기와 기회는 동전의 양면처럼 이번 위기 사태를 계기로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혁신적 변화를 생각해 본다. 그 첫번째는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이다. 산업경제로 보면 기업들은 효율성을 중심으로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하였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것이 그 이유이다. 하지만, 이제 전세계는 효율성만이 아닌 위험 분산의 목적에서 생산 네트워크의 재편과 혁신을 고려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이미 우리는 전세계적으로 위기관리 능력과 효율성과 생산성을 인정받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오히려 글로벌 공급망의 변화에 따른 새로운 기회가 올 수 있다.

두번째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기업의 재택근무 확대와 온라인 교육 역시 새로운 트랜드로 떠올랐다. 초등학생부터 중고등학생은 물론 직장인에게 인강은 물론 싸강(사이버 강의)은 필수가 되었다. 원격수업이 대면수업과 같을 수 없다. 당연히 보다 창의적이고 양질의 교육콘텐츠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관점을 바꿔 지금의 싸강이 단순히 오프라인을 온라인으로 대체한다는 개념을 버리자. 오히려 오프라인에서는 할 수 없었던 부분을 온라인을 통해 진행한다 생각하면, 새로운 변화와 혁신이 가능하다.

물론 교수자가 쉽게 변하기 어렵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다만, 과거에는 학습자가 원하는 교육을 듣기 위해 직접 찾아다녔지만, 지금은 공간과 시간의 제약을 온라인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 다양한 흥미를 가진 학습자의 요구를 맞출 수 있는 보다 다양한 교육이 나타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 학교 교육만으로 평생을 살아가는 시대는 지났다. 최대한 창의적이고 안정적으로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테드(TED)나 세바시(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와 같은 미니 프레젠테이션 강연 프로그램은 형식적인 교육이 아닌 비형식적 교육을 더욱 확산시킬 수 있다.

세번째 특단의 고용대책과 기업을 살리기 위한 정부의 추가 대책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지금껏 가계 및 노동자 중심의 지원대책에 집중하였다. 하지만, 이와 더불어 이제는 기업에 대한 지원까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 분명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은 당장의 대출을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향후 산업 생태계 자체의 변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한번 직장을 잃은 이들의 재취업은 쉬운 일일까?

기업이 살아야 한다. 결국 해결책은 규제의 철폐를 통한 기업의 투자 심리를 자극하여 새로운 투자와 창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하는 규제 혁신이 요구된다. 정부가 풀고 있는 지금의 긴급지원금이 다시 부메랑으로 국민들에게 돌아가지 않기 위해서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할 필요가 있다. 앞서 이야기한 것과 같이 위기와 기회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선거도 끝났다. 그 동안 수차례 이야기한 것과 같이 진정 국민을 위한다면,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한 정부의 진중한 고민과 준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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