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한 금융투자업계 고위 관계자는 “라임운용 측이 내놓은 안이 계획대로 실현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그는 “라임운용이 투자한 자산 중에는 부동산과 주식 외에도 비상장 자산들이 다수인 것으로 안다”면서 “현재 시장 상황으로 봤을 때 매각에 어려움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라임운용은 지난 13일 자산 현금화 계획을 내놓고, 모펀드인 플투로 FI D-1호(플루토)와 테티스 2호(테티스)의 회수 예상금액이 각각 4075억원, 1332억원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회수율로는 각각 43.39%, 44.95%다. 합쳐서 5400억원 수준이다.
이는 지난 3일 곽상도 미래통합당 의원실이 확보한 라임운용 회계실사 자료에서 예상됐던 금액에 크게 못 미친다. 곽 의원실 자료에 나온 플루토 예상 회수액은 최소 6222억원에서 최대 8414억원, 테티스 예상 회수액은 1692억원에서 최대 2031억원으로 추정됐다. 최저 기준으로만 따져도 7900억원 이상은 회수가 이뤄져야 한다. 라임 측이 최근 내놓은 회수 예상액과는 2600억원 이상 차이가 난다.
회수금액이 줄어드는 이유는 라임운용이 투자한 자산 대부분이 부실 자산들로 매각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라임운용이 투자한 자산이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태”라면서 “상장된 주식이나 전환사채(CB)라면 만기일에 따라 손해를 봐서라도 현금화가 가능하겠지만 비상장 자산이면 장외에서 매각해야 하는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정종목에 속칭 몰빵한 종목은 블록딜을 통한 매수 상대를 구해야 하는데 기업들이 대부분 부실한 데다 라임운용이 투자한 종목이라는 우려 등으로 제값을 받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금융투자업계는 라임운용이 투자한 목록을 금융당국이 공개해야 한다고 말한다. 모든 종목을 다 공개하기 어렵다면 투자 규모별로 10개 자산 목록을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야 현재 시장가격 대비 회수율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투자한 종목들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건 검찰뿐”이라면서 “하지만 검찰은 범죄 혐의를 규명하고 구속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만큼 종목을 공개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금융당국이 직접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