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 눈만 봐도 나이·성별 아는 딥러닝 알고리즘 개발

2020-04-14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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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센터 망막안저사진 41만2026장 활용

기저질환 있어도 오차 적어

박상준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교수.[사진=분당서울대학교병원 제공]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은 안과 박상준 교수 연구팀이 망막안저사진을 보고 나이와 성별을 정확히 예측하는 딥러닝 알고리즘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병원 측에 따르면 망막안저사진은 동공을 통해 안구 내의 구조물을 촬영한 사진으로, 안과 전문의가 육안으로 관찰하고 질환을 파악하는 목적으로 사용된다. 기존 활용 방식은 의사의 눈에 의존하는 만큼 병변의 유무, 크기 및 위치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 외엔 용도가 제한적이라는 한계가 있다.

박상준 교수 연구팀은 딥러닝 알고리즘으로 망막안저사진에 담긴 정보를 분석해 대표적 신체정보인 나이, 성별을 예측해 새로운 활용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분당서울대병원 건강검진센터에 축적된 41만2026장의 망막안저사진을 이용해 알고리즘이 사진만 보고도 연령과 성별을 분석할 수 있도록 학습시켰으며, 표본에는 일반인뿐만 아니라 안구의 병증을 유발하는 대표인자인 당뇨 및 고혈압이 있는 환자, 흡연자도 포함해 기저질환에 상관없이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개발된 딥러닝 알고리즘은 정상인을 대상으로 성별에 상관없이 평균 3.1세의 오차로 실제 연령을 파악했을 뿐만 아니라, 당뇨나 고혈압이 있는 경우에도 평균오차가 3.6세를 넘지 않는 높은 예측성능을 보였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또한 알고리즘은 연령증가에 따른 안구의 변화가 두드러지는 60세 이전에서 더욱 높은 정확도를 보여 모든 집단에서 평균오차가 2.9세를 넘지 않았으며, 성별은 기저질환에 상관없이 96% 이상의 확률로 정확히 구분했다.

연구결과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나이 예측의 오차가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는 당뇨, 고혈압과 같은 기저질환에 의해 생긴 안구의 변화와 나이가 들면서 발생하는 안구의 노화가 육안 상으로는 비슷해 보이지만 서로 구분되는 고유의 양상을 가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현재 개발된 딥러닝 알고리즘이 둘의 미세한 차이를 구별해 나이를 예측하는데 성공한 만큼, 후속 연구에서는 망막안저사진의 정보들을 더욱 세부적으로 분석해 눈의 병변뿐만 아니라 전신의 질환 및 건강상태를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전망했다.

박상준 교수는 “망막안저검사는 빠르고 비용이 저렴한데다 방사선 노출이 없는 간단한 검사”라며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알고리즘을 더욱 발전시켜 망막안저사진을 통해 전신의 건강상태까지 진단할 수 있다면 환자들의 경제적, 신체적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 종합 학술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온라인 판에 3월 12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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