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하락 예고... '엎친데 덮친' 호텔·면세점

2020-04-1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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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평, 호텔신라·롯데호텔 등 호텔·면세업종 전망 '부정적' 하향

실적 악화에 주가 급락… 신용등급 하락 전망에 회사채도 '빨간불'

업계선 "코로나19 끝나도 연내 뚜렷한 실적 회복은 어려울 듯"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직격탄을 맞았던 호텔·면세업종이 주가 급락에 이어 신용등급 하락 위기까지 겪고 있다. 하늘길이 막히면서 호텔과 면세점의 어닝쇼크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호텔신라의 1분기 예상 영업손실은 184억원으로 적자 전환될 것으로 전망됐다. 호텔과 면세점 사업 부문 모두 큰 폭의 매출 감소가 예상됐기 때문이다.

다른 업체들의 실적도 비슷하다. 파라다이스는 34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가 이어질 전망이고, 하나투어 역시 241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 전환될 것으로 예측됐다. 신세계의 1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6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5.26% 감소하고, 현대백화점 역시 23.97% 감소할 전망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출입국자 수가 급감하면서 호텔·면세업계 주가도 급락했다. 호텔신라의 경우 올해 들어 22.5%나 급락했다. 다른 업체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신세계는 20% 하락했고 파라다이스(-33.5%), 하나투어(-24.24%), 현대백화점(-26.31%) 등도 크게 내렸다.

여기에 최근 신용평가사들이 호텔·면세업종의 신용등급 하락을 예고하면서 업황은 더욱 힘들어질 전망이다. 한국기업평가사는 호텔신라와 롯데호텔의 신용등급과 전망을 'AAA 안정적'에서 'AAA 부정적'으로 전환했고, 한국신용평가도 호텔신라 전망을 '부정적'으로 전환했다. 이로써 회사채 신용등급 하락과 가격 약세는 불가피해 보인다. 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회사채는 신용등급이 높을수록 낮은 금리, 높은 가격에 거래돼 신용등급이 높은 것이 유리하다.

신용평가업계는 코로나19로 인한 업황 부진은 물론 코로나 종결 이후에도 실적 회복속도가 불확실하다고 봤다. 또 차입 부담 확대와 향후 투자 규모와 재무 안정성 유지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박소영 한국신용평가연구원 수석애널리스트는 "부정적인 업황, 회복 시기의 불확실성에 따라 호텔신라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변경했다"며 "또 주요 경쟁사인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 신세계디에프의 신용도에 대한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올해 상장이 유력했던 롯데호텔 기업공개(IPO)는 미뤄지는 모양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증시뿐만 아니라 호텔·면세 업황이 너무 어려워져 롯데호텔의 연내 상장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다른 계열사 상장을 우선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호텔·면세업의 향후 1년간 실적변화가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의 특징은 대면활동의 급격한 위축을 가져왔다는 점"이라며 "결국 호텔, 면세점, 백화점, 영화관 등 다중시설 이용이 제한되고 있고, 대외적으로는 나라별 이동 제한이 확대되면서 항공 운항 축소를 야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관련 기업들의 실적 저하는 불가피할 것이며 1~2개 분기 이상의 현금흐름 위축이 예상되는 상황으로, 최근 확대된 재무 부담을 감내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며 "이들 업종의 등급 전망은 부정적이다. 향후 1년 내 실적 변화를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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