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아파트 사들인 '법인' 4800여명...14년래 최대치

2020-04-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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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기준 4779건...LTV 축소에도 적은 세부담 여전한 메리트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법인이 개인 아파트를 사들인 건수가 지난 2월 4800여건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수치는 감정원이 수치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 이래 월별 최대치며, 최초로 4000건대를 돌파한 것이다.

지난해 법인 사업자도 담보인정비율(LTV)이 낮아지는 등 대출 관련 혜택은 줄었지만, 양도소득세·종합부동산세 등 세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이 여전한 메리트로 지목된다.

법인 사업자는 보유 기간에 관계없이 과세표준에 따라 10~25%(지방소득세 별도)의 법인세율을 적용받는다. 현재 법인세율은 과세표준 2억원 이하 10%, 2억원 초과~200억원 이하 20%, 200억원 초과~3000억원 이하 22%, 3000억원 초과 25% 등이다.

13일 한국감정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국에서 법인이 개인 아파트를 사들인 건수는 지난 2월 기준 4779건으로 집계됐다.

법인의 개인 아파트 매입 건수는 △지난해 1분기(1~3월) 2364건 △지난해 2분기(4~6월) 3461건 △지난해 3분기(7~9월) 4392건 △지난해 4분기(10~12월) 7676건 등으로 증가일로다.

지난해 10월은 법인 사업자의 LTV 규제가 시행된 때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14일을 기해 법인을 만들어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경우 LTV를 40%로 제한했다. 기존에는 이 같은 규제가 주택임대업자에게만 적용됐다.

그럼에도 지난해 10월 1971건이었던 거래건수는 지난해 11월 2343건, 지난해 12월 3416건 등으로 꾸준히 늘었다. 지난 1월 2800건으로 소폭 빠졌다가 지난 2월 4779건으로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올해 1~2월 거래건수는 7579건으로 전년 동기(1~2월) 1401건보다 약 440% 늘었다.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 등 세 부담이 비교적 큰 서울지역의 증가폭은 더욱 가팔랐다.

서울에서 법인 사업자가 개인 아파트를 매입한 건수는 △지난해 1분기 123건 △지난해 2분기 312건 △3분기 441건 △4분기 642건 등으로 계속 늘었다. 지난 1~2월 거래건수는 528건이었다. 전년 동기(64건)와 비교하면 725% 증가한 것이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법인 사업자 신분으로 아파트를 최대 7개까지 보유한 분도 있다"며 "법인은 (양도세) 중과세도 안 되고 법인세만 내면 된다. 과세표준이 2억원 이하면 10%의 법인세만 부담한다"고 했다.

또 "잔금을 앞둔 개인->법인 간 계약 건이 하나 있는데, 매매가는 14억8000만원이고 주택담보대출은 4억원, 전세 세입자 보증금은 4억9000만원"이라며 "자기자본 5억9000만원으로 개포에서 십수억대 아파트를 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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