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금호영아티스트' 전시가 오는 5월 5일까지 서울 종로구에 있는 금호미술관 전관에서 열린다. 지난해 제17회 공모를 통해 선정된 김세은(회화)·노기훈(사진)·박아람(회화)·조민아(동양화) 작가 작품을 총 4개 층에서 선보인다.
금호미술관은 2004년부터 시작한 '금호영아티스트' 공모 프로그램을 통해 만 35세 이하 젊은 작가들의 개인전 개최를 지원하고 있다. 지금까지 총 17회 공모를 통해 작가 73명이 선정됐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은 금호영아티스트 프로그램과 금호창작스튜디오 운영을 통해 가능성 있는 신진 작가들을 지원하고 있다.
'금호영아티스트' 전시는 등용문 역할을 하고 있다. 제1회 공모 때 이름을 올린 정재호 작가와 10회 출신 박혜수 작가는 2018년과 2019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최종 후보로 선정됐다.
젊은 작가들은 예술을 통해 그들이 바라보는 세상과 청년들의 목소리를 전한다. 금호미술관 1층에서는 조민아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전시명은 '빼기, 나누기 그리고 다시 더하기'. 조 작가는 "사회가 하나의 구(球)라고 생각했다"며 "성·지역 등 다양한 갈등들로 분열됐다가 생각지 못한 상황에서 자정 작용을 거치는 것이 세계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조 작가는 과거 작업에서 사회 속 자신의 자리를 찾고 생존하기 위해 분투하는 청년 세대의 불안과 자발적 순응, 무의미한 노동의 반복 등을 그려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특정한 계층이나 불합리한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양상보다는 분열과 갈등 집합체로서 이합집산을 반복하는 전체 사회에 대한 시선을 담아냈다.
그림과 색이 주는 느낌은 동화 같지만 그 속에 들어 있는 메시지는 다큐멘터리처럼 매우 현실적이다.
조 작가는 "항아리에서 돈과 물이 떨어지지만 손으로 잡지 못하는 그림이 있다. 문제 상황에서 주체가 되지 못하는 것을 집단적으로 그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사물 하나하나 인물 하나하나에 의미가 담겨 있다. 김 큐레이터는 "도자기는 겉으로 보이기에는 가치 있어 보이지만 안에는 텅 비어 있다. 금세 깨뜨려 버릴 수 있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물론 정해진 정답은 없다. 각자가 자신의 답을 찾으면 된다. 사회가 복잡하고 다양한 층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한 조 작가는 "관객이 어떤 인물을 봤을 때 '이게 나의 입장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하실 수 있을 것 같다"며 "작품을 통해 사회 안에서의 자화상을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2층에는 김세은 작가의 전시 '잠수교'가 기다린다. 김 작가는 자신이 경험한 주변 도시 풍경의 감각과 운동성을 회화로 재현하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도시는 정지된 시각적 단면이 아닌 운동하는 힘을 가진 유기적 대상이다.
노기훈 작가 전시 '달과 빛'은 일본 요코하마 사쿠라기초역에서 도쿄 신바시역을 향해 걸어가며 촬영한 밤 풍경을 펼쳐 놨다. 1872년 만들어진 사쿠라기초역은 일본 최초의 철도역 중 하나다. 노 작가는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순간을 사진에 담았다. 박아람 작가는 '타임즈(TIMES)'를 전시한다. 박 작가는 "전시 전체는 하나의 기계장치처럼 동력을 얻어 작동하고 있다"며 "색면이 또 다른 색면을 지시하고 참조하는 원리로 운동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