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발 떨어진 '통화스와프'…코로나 공포에 증시 급락

2020-03-23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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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등 1거래일 만에 하락 전환…코로나19 확산세가 중요

[사진=Pixabay 제공]

[데일리동방] 지난주 하락세를 이어가던 국내 주식시장이 600억달러 규모의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소식에 회복하는 듯 보였지만, 이번 주 개장과 동시에 다시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23일 한국거래소는 코스피·코스닥이 5% 넘게 하락 출발하자 개장 직후 양 시장에 모두 매도 사이드카를 발동했다. 오전 11시 5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70.04포인트(4.47%) 내린 1496.11을, 코스닥은 20.35포인트(4.35%) 떨어진 447.40을 기록 중이다. 환율도 18.5원 오른 1265원에 출발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19일(현지시간) 한국·호주·브라질·멕시코·싱가포르·스웨덴 중앙은행과과 각각 600억달러, 덴마크·노르웨이·뉴질랜드 중앙은행과는 3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했다.

이 소식은 지난주 우리 금융시장에 큰 호재로 작용했다. 지난 20일 코스피, 코스닥은 8거래일 만에 급반등해 각각 7.44%, 9.20% 상승 마감했다. 이날 장중에는 코스피·코스닥 선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프로그램 매수 호가 효력이 일시 정지되는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원·달러 환율도 전 거래일 대비 39.20원 내린 1246.50원을 기록했다.

통화스와프는 필요할 때 자국 통화를 상대국 중앙은행에 맡기고 상대국의 통화를 빌려 쓸 수 있도록 하는 계약이다. 미리 약정된 환율로 교환하며 유사 시 외화를 충분히 구할 수 있어 시장안정책으로 사용된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한국은 미국과 3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맺어 금융시장을 안정시킨 사례가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실물경제 타격으로 금융시장 불안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통화스와프가 외화 유동성 부족 우려를 해소하면서 시장에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그러나 주말 사이 미국과 유럽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 불안이 통화스와프의 기대감을 삼켜버렸다.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3만명을 넘어서 빠르게 증가하면서 지난 20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4.55%),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4.34%), 나스닥 지수(-3.79%)가 일제히 폭락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의 코로나19 확진자 수 급증에 따른 공포 심리가 여전하다"며 "이번 주 유럽과 미국 제조업 지표 등이 발표되지만 큰 폭으로 위축될 가능성이 부각돼 이러한 불안감이 더 확산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통화스와프 체결이 단기 처방에 그치면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중요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의 각종 유동성 공급 조치와 한국, 멕시코 등과의 통화스와프 체결이 글로벌 달러 유동성 경색 현상을 일시적으로 완화할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충분히 완화될 기미는 없다"고 말했다.

박상현 연구원은 "글로벌 경제가 충격적인 상황에서 벗어날지는 코로나19 확산세에 달려 있다"며 "미국과 유럽의 강력한 봉쇄정책이 어떤 효과를 내느냐와 달러 유동성 경색 현상이 언제쯤 완화하는지를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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