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 "한은, 추가 금리인하 대신 금융사 유동성 나설 듯"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데일리동방]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은 17일, 한국은행이 당분간 기준금리를 0.75%로 유지하고 추가 금리인하보다 금융회사에 대한 유동성 공급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JP모건은 이날 "한국은행이 당분간 연 0.75%의 기준금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본다"며 "현재로서는 추가 금리 인하보다 금융회사에 대한 유동성 공급이 다음 단계 정책으로 더 유력하다"고 진단했다.

한국은행은 전날 기준금리를 1.25%에서 0.50%포인트 인하하는 '빅 컷(Big cut)'을 단행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제로금리 수준으로 끌어내린 지 12시간도 채 되지 않아서 사상 첫 0%대 금리 영역에 들어선 것이다.

앞서 시장은 급격한 금리 인하 시 자본유출 우려가 있고 추가 정책 여력을 남겨둬야 하는 점을 고려해 한은이 일단 0.25%포인트를 인하하며 두 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하하는 신중한 자세를 취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JP모건도 한국은행이 이달 중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뒤 코로나19의 진행 상황에 따라 3분기 중 한 차례 더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한은은 한번에 0.05%포인트 인하를 결정했다.

JP모건은 "결국 한은은 애초 예상대로 두 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하하는 대신 한 번에 기준금리 인하책을 모두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로서는 기준금리를 연 0.75%로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은은 추가적인 금리 인하보다는 신용 경색이 일어나는 시나리오에서 금융회사에 대한 유동성 공급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한은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를 주장한 소수의견을 고려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JP모건은 "한은은 전날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열린 언론 간담회에서 코로나19가 글로벌 수요에 미치는 영향이 애초 평가했던 것보다 크다고 인정했지만, 금융 안정에 대한 한은의 매파적인(통화 긴축 선호)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며 “ 외환시장 안정과 부동산 시장의 잠재적인 가계 레버리지(차입) 문제 등을 고려해 금리의 실효 하한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위 같은 우려가 임지원 금통위원이 금리를 0.25%포인트 내려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낸 데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영국 경제 분석업체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한국은행이 전날 긴급 금리 인하에 이어 한 차례 더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물가 상승이 억제되고 내수 경제가 압박을 받는 상황을 고려해 한은이 오는 2분기 중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하할 것이라 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