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베트남, 코로나 급속 확산에 '비상시국' 돌입

2020-03-10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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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서 온 17번 확진자 이후 나흘만에 13명 확진자 발생

베트남인 3명 제외한 나머지 확진자는 모두 외국인

정부 공식통계에 의심도 확산...비상상황 대비 '사재기 열풍'

베트남, 英·유럽도 입국제한 나설 듯...'국민건강신고제' 도입예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청정국가임을 자랑하던 베트남이 불과 수일 만에 신규 확진자가 대거 발생하면서 비상시국에 돌입했다. 당장 코로나19 관련 대책을 총괄하는 국가지도위원회는 부총리 주재 긴급회의를 매일같이 열고 확진자 동선에 따라 하노이 곳곳을 폐쇄 중이다. 베트남 국민들도 차분한 대응을 주문하는 정부 발표에도 물품 사재기에 나서며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지난 6일 베트남 하노이에서는 22일 만에 17번째 베트남인 코로나 확진자가 나왔다. 26세 여성인 이 확진자는 지난 2일 유럽에서 입국 후 5일 병원 입원까지 3일간 하노이 귀국항공편을 포함해 수백 명의 사람과 직·간접적으로 접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이 이성과 관련이 있는 확진자만 나흘 만에 13명 이상 환자가 발생했다.

당국은 17번 확진자 발생 이후 이 여성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고 일부는 외국인이라는 점에서 동선이 매우 복잡해 추가 감염자가 나올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현지 온라인 매체 징에 따르면 응우옌 칵 히엔 하노이시 보건국장은 8일 대책 회의에서 "상황이 매우 복잡하다"며 "17번 확진자가 귀국한 후 친척들과 접촉했고, 밀접 접촉자들이 많은 장소를 다녔을 뿐만 아니라 같은 비행기를 타고 온 승객들이 코로나19를 전파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가운데 베트남 내 확진자들이 대부분 외국인 것으로 알려져 의문도 증폭되고 있다. 앞서 베트남 당국은 이 여성과 접촉한 베트남인 수십 여명을 전수조사해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지만, 현지에서는 이를 신뢰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베트남 교민은 “이 여성과 접촉한 베트남인 3명을 제외하고선 모두 외국인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지만, 하노이 시내에서 접촉한 사람들이 모두 음성이라는 점이 상당히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경우는 확진자들이 비행기 탑승 이력이 분명히 남아있어 강제적으로라도 공개 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현재 베트남 사회관계망(SNS)과 교민단톡방 등에는 확인되지 않은 17번째 확진자 동선과 온갖 루머들이 떠돌면서 불안감을 확대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9일 오후 베트남 정부 발표에 따르면 이 여성과 접촉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베트남인은 이 여성의 운전기사와 친척 그리고 같은 비행기에 탑승한 61세 베트남 남성을 제외하고선, 나머지 10명의 확진자들은 모두 외국인이다.

베트남 온라인매체 VN익스프레스는 “베트남 일부 국민들이 ‘제2의 우한’처럼 폐쇄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무조건 사재기에도 나섰다”면서 “베트남 정부가 이를 방지하기 위해 검사대상을 대폭 늘리고 확진자 동선을 시급히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고 상황을 전했다.

베트남 정부 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를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베트남국가통신사(TTXVN)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베트남 코로나19 관련 정책을 총괄하는 ‘국가지도위원회'는 10일부터 전체 국민을 대상으로 건강 상태를 신고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국가지도위원회의를 이끄는 부득담 부총리는 전체 회의에서 "코로나19와의 전쟁이 1단계 때보다 훨씬 더 어려운 상황“이라며 ”베트남에 입국하는 모든 사람에게 검역 신고를 의무화했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아 모든 국민이 건강 상태를 신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부총리는 이어 정부 건의를 통해 이번 확산사태를 촉발시킨 영국발 항공편을 포함해 유럽연합(EU) 국가들의 입국을 대폭 강화하고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500명 이상이거나 하루 확진자가 50명 이상인 국가에 대해서도 무비자 입국 허용을 당분간 중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베트남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한 외국인 확진자 동선으로 알려진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이 9일(현지시간) 봉쇄됐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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