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재택근무를 신속하게 도입한 기업들은 네이버, 카카오, SK텔레콤, KT 등 원격근무 시스템을 잘 갖춰 놓은 대기업들이었다. 이들 기업은 구글 G Suite를 활용해 서로의 일정을 공유하고, 업무 문서를 동시에 편집해왔다. 진행 중인 프로젝트와 구성원 개인 업무 관리는 ‘트렐로(Trello)’를 활용했고, 화상회의와 팀별, 프로젝트별, 주제별 소통은 ‘잔디’ 메신저를 사용했다.
스타트업 '다노'는 지난 27일부터 재택근무에 돌입하기 전부터 업무 목표 관리도구인 ‘OKR(Objective+Key Results)’을 이용하고 있다. OKR은 업무 진행과정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업무 달성 정도를 리더와 면담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백슬기 다노 마케팅팀 매니저는 "OKR을 기반으로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회사가 기회를 주는 만큼, 환경의 변화와 상관없이 주도적으로 다양한 시도를 하며 결과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고, 스타트업처럼 유연한 조직문화가 형성돼 있지 않은 기업들은 코로나19 감염의 위험성을 감수하면서 사무실 출근을 고집했다.
향후에는 이런 근무 형태가 바뀔 수밖에 없다고 업계를 예측한다. 단순히 전염병이 도는 시기에 안전 문제를 넘어 업무 효율성과 직원 만족도, 성과 차이를 결정하는 기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협업 툴을 서비스하는 스타트업의 성장세만 봐도 관련 산업의 잠재력을 가늠할 수 있다. 기업용 협업툴 ‘잔디’를 서비스하는 토스랩은 CJ, LG CNS, 아워홈, 무신사, 게임빌 등을 고객으로 확보했다. 잔디를 사용하는 회사는 20만 곳에 이르고, 하루에 5000개 이상의 기업이 접속하고 있다.
김대현 토스랩 대표는 “잔디를 도입한 기존의 고객들은 빠르게 원격근무를 결정해 코로나19 확산 위험에 유연히 대처한 사례가 많다. 일주일 동안 60개 기업이 서비스를 신청했고, 재택근무 관련 콘텐츠는 조회 수가 1만 회를 넘었다”며 "미처 재택근무 환경을 준비하지 못한 기업도 도입을 검토해 지난달 24일을 기점으로 문의 건수가 지난 동기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