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한 폐렴(COVID19) 감염자 수가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엄격한 방역조치를 취한 타이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타이완의 전문가들은 타이완 정부의 방역조치의 '신속함'을 평가했다. 2003년 중증급성호흡증후군(SARS) 유행 때의 경험이 지금 도움이 되고 있으며, 사회 전반에 걸친 강한 경계심도 방역활동을 뒷받침하고 있다.
타이완대학 공공위생학원의 짠창취앤(詹長權) 원장과 타이완사범대학 정치학연구소의 판스핑(范世平) 교수가 NNA의 취재에 응했다.
짠 원장에 의하면, SARS는 당초 중국에서 홍콩을 경유해 타이완에 침투했으며, 타이완 입장에선 기습을 당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번 COVID19에 대해서는 당시의 경험에 비춰, 정부가 신속한 대응에 나섰다. "이것도 약간 늦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국가・지역보다는 빠른 편이었다. 현 시점에서는 정부의 조치가 성공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짠 원장은 평가했다.
중국이 지난해 8월부터 개인관광객의 타이완 방문을 규제하고 있는 것도 결과적으로는 타이완의 감염 확산 방지에 도움이 됐다고 한다.
판 교수는 중국인 입경금지 및 마스크 공급・판매규제, 국제 크루즈선 타이완 기항 금지 등 정부가 엄격하고 명확한 조치를 취한 점이 이번에 주목할 만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타이완 민간 싱크탱크 타이완민의기금회가 2월 24일에 발표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정부의 방역대책을 담당하는 위생복리부 중앙유행전염병지휘센터에 대한 시민의 평가(100점 만점)는 평균 84.16을 기록했다. 94%가 60점 이상 합격점을 줬다. 판 교수는 이 평가를 근거로, "타이완 여론은 정부의 조치를 지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잘못된 점을 굳이 꼽자면 마스크 공급부족이지만, 다른나라・지역에 비하면 그다지 나쁜 상황이라고 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 SARS의 경험 살려
"정부가 엄격한 조치를 강구할 수 있었던 것은 사회 분위기에 기인한 바가 크다"고 판 교수는 강조했다.
판 교수는 "SARS 때의 경험으로, 정부와 시민들은 감염병에 대해 강한 경계심을 가지고 있다. COVID19에 대한 정보는 춘제(春節) 전부터 언론에서 전했기 때문에 시민들은 냉정하게 대응할 수 있었으며, 긴장감은 있어도 혼란에 빠지지는 않았다"면서, 시민들 중에는 더 엄격한 조치를 원하는 목소리도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짠 원장은 정부의 대응에도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국에 거점이 있는 타이완 기업 관계자 등은 현재에도 중국과 타이완을 오가고 있다"는 부분을 문제점 중 하나로 꼽았다.
타이완인은 여권이 아닌 신분증으로 중국에 입경할 수 있기 때문에, 타이완측은 개개인의 중국 체류이력을 다 파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타이완은 '검사가 늦고, 시약도 너무 적다'는 부분도 문제점이라고 했다.
■ 낙관·비관 시나리오가 혼합
COVID19는 일본은 포함해 세계적으로 확산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아직까지 수습이 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도대체 언제 수습국면으로 접어들까.
짠 원장은 구체적인 시기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낙관적인 시니라오는 여름쯤 종식된다는 것. 비관적 시나리오는 이대로 여름이 지나고 겨울에 다시 활성화할 우려도 있다"는 견해다.
한편 판 교수는 "정부의 대응이 우수하며, 사회의 경계심도 높다"며 타이완의 전망에 대해 낙관적인 시각을 밝혔다.
다만 향후 추가적으로 악화했을 경우, 격리조치 위반자의 사진을 공개하는 등 정부는 보다 엄격한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짠 원장도 정부는 장기전에 대비해 백신개발과 방역관련물자의 생산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다만 현재 정부에 이런 움직임은 찾아볼 수 없으며, 발생한 문제에 대해 임시방편적으로 대응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 "일본의 조치는 사실상 실패"
일본의 방역조치에 대해서는 전문가 2명 모두 비판적인 평가를 내렸다.
짠 원장은 "일본의 조치는 사실상 실패"라는 견해다. 일본은 염격한 방역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으며, 아직까지도 중국인의 입국을 완전히 금지하지 않았다. 미지의 감염병에 대한 대응치고는 너무나 느슨하고, 오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짠 원장은 "일본은 바이오 테크놀로지 및 바이러스 연구 등의 분야는 최첨단이나, 이번 방역의 실패는 내부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판 교수는 일본이 안고있는 방역상의 문제점으로, 관료 시스템이 다른 의견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점과 SARS를 경험하지 않은 점, 미국 질병관리예방센터(CDC)와 같은 전문기관이 없는 점 등을 열거하며, "민의가 정부의 조치에 즉시 반영되는 타이완과 달리, 일본은 냉정하지만 반응이 늦다. 방역에서는 신속한 대응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는 4월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국빈방일을 앞두고 일중관계 악화를 두려워하고 있다. 7월 24일에 개회식을 맞이하는 도쿄(東京)올림픽·패럴림픽에는 많은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해야 할 것이다. 이런 자세는 너무나 눈앞에 이익만 쫓는 행동이다." 판 교수는 이와 같이 따끔한 지적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