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원 올라탄 ‘소부장 IPO' 훈풍 불까?

2020-02-21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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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트랙’ 1ㆍ2호 성공적 데뷔 마쳐

기업별 매출, 성장성 이슈 꼼꼼히 챙겨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데일리동방]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이 기업공개(IPO) 준비로 분주하다. 정부가 4월 1일 소부장 특별법을 시행할 예정이어서 시장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역대급 규모가 예상되는 올해 IPO 시장에서 소부장 기업들의 활약이 예상되고 있다.

◆‘소부장 주’ 흥행 보증수표 될까?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4일 상장한 광통신 부품업체 ‘메탈라이프’는 전날 2만24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공모가 1만3000원보다 72.3% 높은 수치다. 메탈라이프는 앞서 진행한 수요예측부터 1290.21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시장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메탈라이프는 기업의 상장 예비심사 기간을 기존 45영업일에서 30영업일로 단축해주는 일명 ‘소부장 패스트트랙 제도’를 통해 상장했다.초전도체 소재 기업 ‘서남’과 기초 소재 기업 ‘레몬’도 메탈라이프를 이어 소부장 패스트트랙 제도를 활용해 상장했다.

이들 기업 역시 수요예측 단계부터 흥행해 공모가가 상단에서 확정됐다.서남의 주가는 상장 이튿날인 21일 4750원을 기록 중으로 전날 공모가(3100원)보다 53.2%가 뛰었다. 레몬도 18일 진행한 기관 수요예측에서 전체 공모주 청약 주문의 57%(금액기준)가량이 공모가 상단 이상의 가격에 들어오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소부장 기업들의 흥행은 정부정책이 큰 힘이 됐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등에 업은 기업들은 IPO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투자자가 몰리는 선순환 고리가 형성된 것이다.

소부장 기업에 관심이 집중된 배경은 지난해 한일 갈등에 의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정부가 ‘소부장 경쟁력 강화 대책’을 발표하면서부터다. 당시 정부는 일본 수출 의존도가 높은 100대 품목 자립을 위해 2조1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소부장 강소기업 100프로젝트’와 ‘코스닥 시장과 IPO 시장 육성’ 등을 발표하면서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됐다.이달 17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오는 4월 1일 소부장 특별법 시행 이후 ‘용인 소재·부품·장비 산업 특화단지 지정’, ‘공작기계 수치제어장치(CNC)의 국산화’ 등의 올해 정책 내용을 발표했다.

또 산자부는 이들 기업을 위해 5년간 약 573억원의 연구개발(R&D)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정부 지원 영향으로 올해 IPO시장에 뛰어드는 소부장 기업이 빠르게 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기술특례제도를 통해 상장하는 기업 비중이 지난해의 31.5%를 크게 웃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IPO시장에는 SK바이오팜, 카카오뱅크, 호텔롯데 등 대어급 기업의 상장이 예고돼 있다. 세계적인 아티스트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소속된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도 이르면 올해 하반기 상장 가능성도 나오면서 8조원 이상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별 이슈 체크 필수

정부 정책 등에 힘입어 소부장 기업의 IPO가 긍정적이지만 개별 기업과 관련된 이슈도 살펴봐야 한다.

지난 19일 항공기용 부품 제조업체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는 기관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 밴드 하단 아래인 1만원으로 결정했다. 공모주식수도 157만2330주에서 131만4000주로 줄었다. 구주매출 물량이 전부 취소된 결과다. 총 공모금액도 131억원 수준에 그쳤다.

앞서 상장을 진행한 소부장 기업들과 다르게 부진한 결과를 보인 이유는 보잉의 항공기 737MAX 관련 매출 이슈 때문으로 분석된다.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의 주요 매출처는 보잉의 최대 부품 공급업체인 미국 스피릿 에어로시스템즈(Spirit Aerosystems)로 지난해 3분기 기준 매출 비중이 38%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두 차례의 추락사고로 보잉은 올해 1월부터 737MAX 모델의 생산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

이에 업계 한 관계자는 “매출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는 737MAX의 생산이 중단된 만큼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의 올해 실적이 불확실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며 “이처럼 정부정책 등 상장 배경이 좋다고 해도 개별 기업의 실적과 성장 모멘텀 등도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별 기업 외에도 기업이 속한 산업 섹터별 전망도 크게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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